멕시코 부패 수사, 페냐 니에토 전 대통령 정조준할까


멕시코 전 정권 고위층에 대한 부패 수사가 진전을 이루면서 수사 칼끝이 엔리케 페냐 니에토 전 대통령에게까지 향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멕시코 사법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당국이 페냐 니에토 전 대통령을 수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는 최근 스페인에서 체포된 에밀리오 로소야 전 페멕스 사장에 대한 수사의 연장 선상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페냐 니에토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2012∼2016년 멕시코 국영석유회사 페멕스를 이끌던 로소야는 브라질 대형건설사 오데브레시로부터 1천만달러 이상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멕시코 당국의 추적을 받아왔다.

그는 재임 시절 재정 상태가 열악한 비료회사를 부풀려진 가격에 인수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멕시코 사법당국 관계자는 WSJ에 "검찰은 비료회사와 오데브레시 관련 로소야의 비리가 최고위층에까지 도달했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며 "로소야의 증언과 현재 진행 중인 수사 결과 등이 전 대통령의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페냐 니에토 전 대통령이 형사 처벌을 받게 되면 현대 멕시코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첫 사례가 된다.

다만 멕시코가 스페인에서 로소야의 신병을 인도받는 데에만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어서 페냐 니에토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도 당장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고 WSJ는 덧붙였다.

페냐 니에토 전 대통령은 과거 자신에 대한 비리 의혹을 부인해 왔다.

WSJ의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20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WSJ가 보도한 것 같은 수사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다"며 "로소야에 대한 수사는 진행 중이다. 내가 아는 한 페냐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WSJ의 보도가 항상 정확하진 않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8년 12월 정권교체에 성공하고 취임한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취임 직후 과거 정권을 파헤치는 대신 앞으로 나아가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최악의 지지율로 퇴임한 페냐 니에토 전 대통령을 겨냥하는 것이 로페스 오브라도르 정권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WSJ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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