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부 크루즈선 방역 실패' 비판 영상 돌연 삭제…외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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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타 겐타로 고베대학병원 감염증 내과 교수가 20일 문제의 동영상을 삭제했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일본 정부의 방역이 엉망으로 이뤄졌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올렸던 일본인 전문가가 해당 영상을 삭제했습니다.

앞서 그제(18일)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승선했던 이와타 겐타로 고베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크루즈선에서 확인한 사실을 토대로 일본 당국의 부실 방역대책을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이와타 교수는 유튜브에 올린 14분 분량의 동영상에서 "엄청나게 비참한 상태로, 사스 때보다 더 무서웠다"며 의료진마저 감염 공포를 느낄 정도로 일본 당국의 방역 대책이 비상식적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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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의 방역 대책이 부실했다고 비판하는 이와타 겐타로 교수

한 사례로 위험한 '레드 존'과 안전한 '그린 존'을 확실하게 구분하는 것이 방역 원칙이지만 그 크루즈선에서는 어디가 위험하고 어디가 위험하지 않은지 전혀 구분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크루즈선에 상주하는 감염 전문가가 한 명도 없었고 이런 실태를 얘기해도 일본 보건당국은 듣는 척도 안 했다면서 일본 당국이 방역 실패를 은폐하는 것이 부끄럽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동영상은 어제 밤 9시 기준으로 조회 수가 120만 건을 넘는 등 일본 국내외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와타 교수는 영국 BBC 방송과 인터뷰에선 일본 당국이 14일간의 경과 관찰 기간에 음성 반응이 나왔다는 이유로 어제부터 승객들을 크루즈선에서 내리게 해 일상생활로 복귀시킨 데 대해 "매우 우려스럽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파문이 커지자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은 어제 밤 심야 기자회견을 열어 "감염관리 전문팀이 선내에 상주하면서 의료 종사자와 승무원의 활동을 지도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감염 위험이 높은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나누어 관리하고 있다"며 레드 존과 그린 존이 뒤섞여 감염이 확산했다는 이와타 교수의 주장에 반론을 폈습니다.

이와타 교수는 오늘 아침 자신의 트위터에 "불편을 끼쳐 드린 분께는 진심으로 사과한다. 더는 논의를 계속할 이유가 없게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해당 동영상을 삭제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외압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일본 정부의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오늘 기자회견에서 이와타 교수가 사실과 다른 주장을 했다는 취지로 설명하며 동영상 삭제에는 "관여한 바가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사진=이와타 겐타로 교수 트위터 캡처, 유튜브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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