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가 코로나19 여파로 졸업식 축소를 예고한 가운데 각 단과대학 수석 졸업생들만 참석시키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서울대학교 측은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로 졸업식 규모를 축소하고 입학식은 취소한다"고 밝혔습니다. 오는 26일 열릴 예정인 졸업식의 참석 대상은 각 대학(원) 대표입니다.
문제는 이 '대표'가 각 단과대학의 '수석 졸업생'이라는 점입니다. 졸업생 4,748명 중 66명(1.4%)에 불과한 이들은 2명 이내의 가족을 데리고 졸업식장에 참석할 수 있습니다.
서울대 측의 이러한 결정은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이 졸업식을 전면 취소한 것과는 상반된 양상으로 어제(18일)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에는 "최악의 졸업식"이라고 운을 띄운 글이 올라왔습니다.
작성자는 "내가 항상 자랑으로 생각하고 다녔던 서울대학교에서 이런 한심한 졸업식을 시행한다는 사실이 너무 창피하고, 또 창피한 만큼 외부 사람들이 많이 알게 돼 비판을 달게 받았으면 좋겠다"며 학교의 결정을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성적은 각기 다를지라도 모두가 대학교라는 긴 여정을 무사히 마친 사람들인데, (졸업식을) 소수의 선택받은 사람들만을 위한 축제로 만드는 게 과연 옳은지 정말 궁금하다. 자식이 졸업식에 초대받지 못한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라고 물었습니다.
현재 해당 글은 1천 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으며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학교 측은 "졸업생 대표를 선정해 진행하는 기존의 학위 수여식을 간소화한 것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식과는 별개로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되며, 졸업생들이 원한다면 8월에 열리는 후기 졸업식에 참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성적만으로 학생들을 줄 세워 '그들만의 졸업식'을 열겠다는 학교의 결정에, 참석조차 할 수 없게 된 학생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연합뉴스/서울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