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강국 프랑스, 부러움 섞인 찬탄…"영화사 뒤엎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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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 영화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등을 휩쓸며 4관왕에 오르자 프랑스 언론과 영화계에서도 찬탄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영화 강국을 자임하는 프랑스는 지난해 자국의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봉 감독에게 안긴 나라로, 특히 '기생충'이 영어가 아닌 언어로 된 영화로서는 최초로 오스카 작품상을 거머쥔 것에 부러움 섞인 시선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권위지 르 몽드는 '오스카 4개 부문 석권: 봉준호 '기생충'의 승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박스오피스에서 '조커'에 한참 못 미치는 결과에도 불구하고 한국 영화가 수상했다"면서 "반면에 프랑스 영화나 마틴 스코세이지의 영화는 수상에 실패했다"고 전했습니다.

르 몽드는 "기생충의 감독 봉준호는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오스카 시상식의 위대한 승자"라고 평가했습니다.

신문은 특히 지난해 5월 프랑스 칸 영화제의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봉 감독이 수상한 것을 언급하며 "대부분이 미국인인 6천여 명의 영화산업 종사자들의 선택으로 이뤄지는 오스카상이 칸 영화제의 심사위원단의 선택과 일치한 것은 1955년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습니다.

미국의 델버트 맨 감독이 로맨틱 코미디물 '마티'로 1955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1956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석권했습니다.

그에 앞서서는 미국의 빌리 와일더 감독의 '잃어버린 주말'이 1946년 오스카 작품상과 칸 최고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프랑스 언론은 특히 영화가 탄생한 나라이자 영화 강국을 자임하는 자국의 영화가 한 번도 차지하지 못한 오스카 작품상이라는 영화계 최고의 영예가 한국 영화에 돌아간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유력 일간지 르 피가로는 '오스카: 기생충, 봉준호 현상이 영화의 역사를 뒤엎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92년 역사상 최초로 미국 영화아카데미가 작품상을 비영어권 작품에 선사했다"면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오스카 외국어영화상까지 가져갔다.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전했습니다.

영화, 텔레비전 방송 등 영상 작품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프랑스의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인 '알로씨네'는 "봉준호의 영화 기생충은 92회 오스카 시상식의 위대한 승자로, 4개 부문을 가져갔다"면서 "잭팟"이라고 전했습니다.

프랑스의 영화전문지 '프르미에'도 봉 감독의 4관왕 수상 직후 트위터에서 "믿기 어려운 일"이라면서 "오스카와 아시아 영화인 봉준호에게 모두 역사적인 밤이다. 전례가 없는,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순간"이라고 전했습니다.

프랑스 칸 영화제 측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기생충이 델버트 맨의 '마티'와 빌리 와일더의 '잃어버린 주말'에 이어 황금종려상과 오스카 작품상을 석권한 역대 세 번째 영화"라면서 "친애하는 봉준호, 칸 영화의 모든 스태프가 진심으로 브라보를 전한다"고 했습니다.

프랑스 언론과 영화계는 또한 올해 아카데미에 출품된 자국 영화 네 편이 모두 수상에 실패한 것에 참담한 심경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영 프랑스 TV는 "프랑스 영화 네 작품이 오스카 경쟁부문에 출품됐지만 단 한 작품도 수상하지 못했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면서 "프랑스의 낙담"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번 오스카에 프랑스 영화는 기대를 모았던 라주 리 감독의 '레미제라블'이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제레미 클라팽 감독의 '내 몸을 잃었어요'가 애니메이션영화상에 노미네이트되는 등 총 4편이 경쟁부문에 올랐지만, 모두 고배를 마셨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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