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과 관련, 현재까지 중국을 여행한 적이 없는 사람들에 의해 전염된 확진 사례가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AFP통신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 여행 경험이 없는 사람들로부터의 '2019nCoV' 확산에 일부 우려스러운 사례들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2019nCoV(2019 novel Coronavirus)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가리킵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그러한 소수 사례가 발견된 것이 다른 국가에서의 더욱 광범위한 전염을 시사할 수도 있다"며 "간단히 말하면 우리는 빙산의 일각만을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최근 며칠간 중국 이외 국가에서 신종코로나 확산세가 정체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음에도 확산세에 속도가 붙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신종코로나를) 억제하는 것이 여전히 우리의 목표지만 모든 국가 역시 바이러스의 유입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대응 전략으로 창출된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WHO는 지난주 후반 중국의 신종코로나 확진자 수가 다소 안정된 것으로 분석했지만 바이러스 전파가 절정에 달했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습니다.
현재까지 중국 본토를 제외하고는 홍콩과 필리핀에서 각각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350명 이상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습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지난 9일에는 "중국에서 신종코로나 조사 임무를 수행할 선발팀을 공항에서 배웅했다"며 "조사 임무는 과거 긴급 공중보건 사태에 대응에 잔뼈가 굵은 브루스 에일워드 박사가 이끌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제조사팀은 항공편을 이용, 중국 베이징으로 출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습니다.
에일워드 박사는 캐나다 전염병학자이자 응급상황 전문가로, WHO에서 2014~2016년 서부 아프리카 에볼라 대책을 담당했습니다.
WHO는 지난달 28일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이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난 뒤 발표한 성명에서 신종코로나 대응을 위해 가능한 한 빨리 국제 전문가를 현지에 보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로이터는 국제 조사팀 구성에 대한 중국 정부의 승인을 얻는 데 거의 2주일이 걸린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WHO는 지난달 30일 신종 코로나 감염증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지만,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늑장 대응을 했다는 국제적인 비판에 직면해 있습니다.
신종코로나는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병한 이후 태국과 일본, 한국 등 인접국으로 바이러스가 퍼지며 국제적인 감염병으로 확산했지만, WHO는 좀처럼 비상사태를 선포하지 않으며 비난을 자초한 바 있습니다.
한편, WHO의 국제조사팀의 구성 인력과 관련한 자세한 정보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앞서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지난 8일 취재진에 WHO 조사팀의 방중 계획을 밝히면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전문가도 팀에 합류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조지타운 법대의 로런스 고스틴(세계보건법) 교수 역시 최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투명한 정보의 흐름과 대응 방안에 대한 책임 등을 공유하는 진정한 협업"을 촉구하면서 CDC의 폭넓은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과 지난달 중국을 방문한 실비 브라이언드 WHO 국제 감염위험 대응국장은 현지에 파견할 전문가 명단을 당시 중국과 논의했다면서 지난주 "우리에게는 약 15명의 인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WHO 통계에 따르면 신종코로나가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 20개국 이상의 국가에서 확산한 가운데 확진 사례의 약 2%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 통계에선 10일 0시 현재 전국 31개 성에서 신종코로나 누적 확진자가 4만171명, 사망자는 908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