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최악 총기 테러' 안타까운 죽음들…절체절명 순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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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태국 사상 최악의 총기 테러 사건으로 태국 전역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희생자들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도 커지고 있습니다.

현지 언론과 외신 등에 따르면 43세의 시리랏 꾸알락사는 범인이 난사한 총탄에 여동생과 매부, 어린 조카를 한꺼번에 잃었습니다.

그는 사건 당시 페이스북을 통해 여동생과 긴박하게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여동생은 범인이 기관총을 난사하던 쇼핑몰 내 슈퍼마켓의 저장 창고에 남편, 두 살배기 아들과 함께 몸을 숨겼습니다.

시리랏은 여동생에게 조카가 소리를 내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당부했고, 여동생은 무섭다고 말했습니다.

시리랏은 "범인의 총소리는 끝도 없이 시끄럽게 울렸지만, 구조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면서도 "여동생과 나는 무사히 탈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몇 차례 페이스북 메시지를 주고받은 뒤 여동생은 답이 없었습니다.

범인이 사살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시리랏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친구로부터 두 살 난 아들을 안고 있는 여동생 시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받았습니다.

이들 곁에는 여동생 남편의 시신도 보였습니다.

13살 중학생 라차논 깐차나메티의 장례식도 진행됐습니다.

라차논은 오토바이를 타고 귀가하던 중 범인이 쏜 총탄에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범인은 부대에서 총기와 군용 차량을 탈취한 뒤 쇼핑몰로 향하는 과정에서도 행인들을 향해 총기를 발사했는데, 라차논은 이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라차논의 아버지는 장례식에서 "아들을 이렇게 잃고 싶지 않았다"며 "잘 자라기만을 바랐고, 계속해서 아들을 보살펴주고 싶었지만, 이제는 그런 기회조차 없다"고 흐느꼈습니다.

병원에 입원한 고등학생 나촛 초티끌랑은 당시 엄마가 모는 차를 타고 범인의 차 옆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나촛은 "범인이 차에서 나와 차 유리창을 향해 총을 쐈다"며 "바로 몸을 웅크렸고, 우리 차가 나무에 부딪히기 전까지 가만히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나촛의 엄마는 목숨을 잃었습니다.

절체절명의 순간도 적지 않았습니다.

쇼핑몰 3층에서 수제 공예품을 팔던 팔라완 쁠로유디는 총소리가 나자 다른 상점 주인, 고객들과 함께 가게 뒤편에 숨었습니다.

곧이어 발각됐다는 것을 깨닫고 보안요원 사무실로 달려간 뒤 내부 화재용 비상계단을 통해 간신히 건물을 빠져나왔습니다.

팔라완은 "보안요원이 우리가 있는 곳을 노출하지 않으려면 신발을 벗으라고 해 간신히 피신할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음악 교사로 일하는 차나팁 솜사꾼은 아내, 세 살 난 딸과 함께 사건 당시 4층 화장실 내에 숨어 있었습니다.

화장실에는 차나팁 가족 외에도 20여 명의 쇼핑객과 점원들이 피신해 있었습니다.

차나팁은 "쇼핑몰에 근무하는 친구가 쇼핑몰 CCTV 실에 근무하는 직원에게 얘기해 우리에게 범인의 위치를 시시각각 알려줬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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