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올해 국정연설 특별손님은 '치적 홍보' 맞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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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의회 국정연설에 참석할 특별손님을 놓고 민주당과 기싸움을 벌이는 양상이다.

이번 연설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양측 간 신경전이 한층 고조돼 있고 상원이 5일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찬반 표결을 예정하는 등 정치적 격랑의 중심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자신의 국정 성과를 홍보하는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특별손님을 초대한 인상이다.

우선 지난주 국경수비대 부대장으로 승진한 라울 오르티즈를 초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역점사업인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과 반 이민 정책을 부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육군 참전군인이지만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노숙 생활까지 하다 직업교육을 받고 일자리를 찾은 토니 랜킨스도 연설장에 불렀다.

경제 성장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진 이번 연설 주제와 부합하는 인물이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의 초청 대상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 비판 내지 견제에 방점을 찍은 인물들이 눈에 띈다.

게리 코놀리 하원 의원은 살해된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인 자말 카슈끄지의 약혼녀 하티제 젠기즈를 연설장에 불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가 카슈끄지 살해의 배후라는 의혹에도 불구하고 미온적 대응을 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재키 스파이어 하원 의원은 제프리 엡스타인으로부터 14살 때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법정 진술한 코트니 와일드를 초대했다.

스파이어 의원은 와일드의 이름을 따 성폭력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억만장자'인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복역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있다는 논란을 불러온 인물이기도 하다.

공화당의 경우 중국 견제용 초청 인사들이 이목을 끈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 의원은 중국 위구르의 인권운동가인 루산 압바스를 초대했다. 중국 정부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대한 인권탄압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릭 스콧 상원의원은 홍콩 민주화 운동의 주역이자 예일대 대학원생인 네이선 로를 초청했다.

대통령이 국정연설에 특별손님을 초대하는 관행은 1982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때부터 시작됐다.

레이건 대통령은 당시 비행기가 교각을 들이받는 사고로 얼음물에 빠진 한 여성을 구한 의회예산국 직원을 영부인 옆자리에 앉게 했는데, 이후 국정연설 때마다 대통령은 시민운동가, 총기난사 피해자 등을 불러들이는 전통이 만들어졌다.

국회의원도 국정연설에 한 명의 손님을 초대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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