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전쟁'과 경제성장 둔화 우려 속에 올해 약 10년 만에 실업자 수가 증가하리라는 우울한 전망이 제기됐습니다.
국제노동기구(ILO)가 20일(중부유럽 현지시간) 다보스포럼에서 발표한 연례 실업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실업자 수는 작년보다 약 250만 명이 늘어난 1억9천50만 명으로 예상됐습니다.
실업자 수가 늘어나는 것은 약 10년 만입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올해 무역 갈등으로 세계 경제성장에 악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실업자 수 증가 전망이 나왔다는 데 주목했습니다.
올해 인구 증가에 따라 실업률은 작년과 같은 5.4%를 유지하겠지만, 내년에는 상황이 더 악화해 실업자와 실업률이 각각 1억9천400만 명, 5.5%가 될 것으로 ILO는 예측했습니다.
ILO는 "지난 9년 동안 전 세계 실업률은 대략 안정됐지만,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노동시장에 새로 진입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가 충분히 창출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라고 진단했습니다.
일자리가 있다고 해도 원하는 시간만큼 일하지 못하는 등 이유로 생계에 필요한 급여를 받지 못하는 인원도 1억6천5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또 1억1천900만 명은 구직을 아예 단념하거나 개인 사정으로 고용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즉, 올해 전 세계적으로 4억7천300만 명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거나, 자립에 충분한 번듯한 일자리를 찾지 못해 고통받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ILO는 일자리에서 남녀 간 격차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해 노동 가능 인구 중 남성은 74%가 일자리를 갖고 있지만, 여성은 이 비율이 4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같은 비율은 거의 고착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ILO는 불평등과 기후변화가 주요 이슈로 부각된 이번 다보스에서 '일자리 불평등'의 심각성을 경고했습니다.
세계적으로 6억3천만 명이 하루 벌이가 3.2달러(약 3천800원)에 못 미쳐 '극도' 또는 '중간' 빈곤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기 라이더 ILO 사무총장은 "일자리 불평등과 배제가 계속되면 보통 사람들이 번듯한 직장과 더 나은 미래를 추구하기 힘들어진다"며, "이는 사회적 결속력에 깊은 악영향을 미치는 극도로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사진=국제노동기구(ILO)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