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내부망 게시글 "뜻 뚜렷한 인사"…'물갈이 인사' 여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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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수사 지휘라인을 비롯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참모진이 모두 교체되는 인사를 두고 검찰 내부의 술렁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철완(48·사법연수원 27기) 부산고검 창원지부 검사는 이날 오전 검찰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어제 발표된 고위직 인사는 그 과정과 내용 모두 낯설다"고 평가했습니다.

검찰청법이 규정한 인사안에 대한 '검찰총장 의견 청취'가 인사 과정에서 이뤄지지 않은 점, 6개월 만에 대검 참모진이 전원 교체된 점 등을 지적하는 내용으로 해석됩니다.

그러면서 박 검사는 "그러나 (이번 인사가) 검찰이 사정기관으로서 바로 서는 데 도움이 되는 경험이 될 것"이라며 여러 가지 토론 주제를 제시했습니다.

그는 특히 "검사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 또는 집단에 대해 수사를 하다가 이번처럼 수사 활동에 '동의하지 못한다' 내지 '싫다'는 뜻이 뚜렷하게 담긴 인사가 이뤄졌을 때 검사들은 그런 인사를 어떻게 평가·대응해야 하는지" 등을 동료들에게 물었습니다.

이번 인사를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데 대한 인사 보복 성격으로 받아들이는 검찰 내부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에 대해 "특정 부서 중심의 기존 인사에서 벗어나 그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던 일선의 우수 검사들을 적극 중용했다"고 설명했지만 일선 검사 중 상당수는 '수사 동력을 떨어뜨리기 위한 무리한 인사'로 보고 있습니다.

박 검사는 이밖에 ▲ 검사는 수사의 개시·진행·종료를 어떤 기준으로 결정해야 하는지 ▲ 어느 정도에서 수사에 착수하고 마무리해야 수사 정당성 혹은 수사미진의 비난을 피할 수 있는지 ▲ 수사 실패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은 무엇인지 등도 토론 주제로 제안했습니다.

한편, 인사 전까지 법무부와 양보 없는 신경전을 벌이던 대검 참모진은 인사 이후엔 말을 아끼는 분위기입니다.

줄사표나 집단행동 등 지나친 반발이 오히려 검찰 개혁 작업이 한창인 현시점에서 득이 될 게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윤 총장을 비롯해 대검 간부들의 반발성 사표는 없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윤 총장은 전날 인사 직후 대검 참모진들을 소집해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면서 "해야 할 일을 했다", "맡은 자리에서 각자 열심히 해달라"는 취지의 격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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