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산불 연기, 지구 반 바퀴 돌아 칠레·아르헨까지 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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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산불로 인해 피어오른 연기가 지구 남반구를 반 바퀴 돌아 태평양 너머 남미 칠레와 아르헨티나까지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칠레 기상당국은 지난 6일(현지시간) 블로그에 "오늘 중부 지역의 회색 하늘을 보고 단순히 날씨가 흐리다고 생각하신 분들이 많았을 것"이라며 "그게 아니라 호주 산불로 인한 연기"라고 전했습니다.

남반구 칠레는 지금이 여름 건기로, 중부 지역엔 보통 맑은 날이 이어지는데 연기 탓에 드물게 흐린 하늘이 나타난 것입니다.

기상당국은 호주에서 출발한 연기가 기류를 타고 5㎞ 상공에서 1만1천㎞를 이동해 칠레에 도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칠레 기상학자 아르날도 수니가는 AP통신에 여러 날에 거쳐 이동한 호주 산불 연기가 앞으로 72시간 동안 칠레에 더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지구의 대기가 연결돼 있기 때문에 어느 한 곳에서 발생한 것이 칠레로까지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11년에는 칠레 화산 폭발 이후 화산재가 남반구를 두 바퀴 이상 돌며 호주와 뉴질랜드에도 항공 대란을 야기하기도 했습니다.

파트리시오 우라 칠레 기상청장은 AFP통신에 "호주 산불에서 나온 연기구름 탓에 태양이 더 붉은 톤으로 보이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전했습니다.

연기가 지상으로 떨어질 위험은 없어 칠레에 위협이 되진 않는다고 우라 청장은 덧붙였습니다.

호주 산불의 연기는 칠레 너머 아르헨티나에서도 관측됐습니다.

아르헨티나 기상당국은 트위터에 "호주 산불의 연기가 또 다시 아르헨티나에 도달했다"며 "서쪽에서 동쪽으로 전선계를 타고 이동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르헨티나 기상당국도 태양이 조금 더 붉게 보이는 현상 정도 외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기후 관련 기업 메트술은 연기구름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까지도 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호주에서는 남동부 해안을 중심으로 다섯 달째 이어지고 있는 최악의 산불로 서울 면적의 100배가 잿더미로 변했고 20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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