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허술한 범행…홀로그램 없는 뒷면만 인쇄해 쓴 위폐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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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지난해 11월 16일 오전 2시쯤 경남 함양 관내에서 30대 손님을 목적지에 내려준 택시 기사는 실소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손님이 요금으로 건넨 5만 원권이 너무 허술하게 만들어진 위조지폐임을 알아차렸기 때문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해당 지폐는 뒷면만 인쇄돼 있을 뿐 앞면은 백지상태였습니다.

"거스름돈은 줄 필요 없다"며 이미 하차해버린 손님을 쫓기도 힘든 시간인 데다 너무 황당해 기사는 바로 신고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다른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자 며칠 뒤 경찰에 이런 사실을 알렸습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현장 주변 CCTV 등 분석을 통해 해당 손님이 A(34·남)씨임을 특정하고 그 달 22일 A씨를 검거했습니다.

A씨 집에서는 택시에서 사용한 것과 같이 뒷면만 인쇄된 1만 원권 38장, 미화 100달러 72장, 자기앞수표 7장 등 위조지폐 100여 장이 발견됐습니다.

A씨는 "호기심에서 만들어 일부만 사용해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사건을 수사한 함양경찰서는 화폐로서 인지가 불가능하다고 본 자기앞수표를 제외한 나머지 위조지폐에 대해서만 통화위조·사기 등 혐의를 적용해 A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지난달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경찰은 화폐 유통 질서 확립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한국은행으로부터 감사패와 격려금 100만 원을 받기도 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지폐 앞면에는 홀로그램이 있는 등 위조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해 뒷면만 인쇄하고 앞면은 백지상태로 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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