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초 시작된 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가 7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새해 첫날부터 홍콩에서 대규모 도심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주최 측은 이날 시위 참가자가 100만 명을 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홍콩의 대규모 시위를 주도해온 재야단체 연합인 민간인권전선은 1일 오후 빅토리아 공원에서 수십만 명의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홍콩 정부에 시위대의 5대 요구 수용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팔을 들어 다섯 손가락을 쫙 편 채 "5대 요구, 하나도 빼놓을 수 없다", "자유를 위해 싸우자. 홍콩과 함께" 등의 구호를 외쳤습니다.
시위대의 5대 요구는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 시위대의 5대 요구를 뜻합니다.
이들은 "경찰 수당 지급에 반대한다", "경찰을 즉각 해체하라" 등의 구호도 외쳤습니다.
이는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시위 진압 경찰 등에 지급된 시간외수당과 식대 등이 총 11억 8천 500만 홍콩달러, 우리 돈 약 1천 800억 원에 달하는 것을 비판한 것입니다.
빅토리아 공원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홍콩 도심인 센트럴 차터로드까지 행진했습니다.
시위 참여자가 워낙 많아 행진은 수 시간 동안 이어졌습니다.
대열의 선두에서는 지난해 11월 24일 구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범민주 진영 소속 구의원들이 행진을 이끌었습니다.
이날 행진에는 범민주 진영에서 출마해 당선된 388명 구의원 중 절반 이상이 참여했습니다.
일부 구의원은 최근 경찰에 체포된 '스파크 얼라이언스' 관계자들을 위해 모금 활동을 했습니다.
지난달 경찰은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모금 활동을 해온 스파크 얼라이언스가 모은 7천만 홍콩달러를 동결하고, 관계자 4명을 돈세탁 혐의 등으로 체포했습니다.
이날 시위에는 40여 개 노동단체가 참여해 행진을 이끌면서 시민들에게 노조에 가입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집회와 행진을 허가한 홍콩 경찰은 행진 과정에서 폭력 사태 등이 발생할 경우 행진을 즉각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민간인권전선은 행진을 평화롭게 마무리하자고 촉구하면서 200여 명의 질서유지요원을 투입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시위대는 완차이 지역에 있는 중국 보험사인 중국인수보험 건물 유리창과 구내 커피숍 기물을 파손했으며, HSBC은행 지점에 있는 현금인출기와 유리 벽 등도 부쉈습니다.
지난해 11월 HSBC은행은 스파크 얼라이언스의 계좌를 정지했으며, 이후 HSBC은행은 시위대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완차이 지역에서 화염병을 던졌으며, 이에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습니다.
경찰은 곤봉, 스패너, 해머 등을 소지하고 있던 시위대 5명을 체포했으며, 이 가운데는 13세 학생도 있었습니다.
이날 새벽에는 시위자 5명이 툰먼 지역에서 운행하던 경전철 내에 화염병을 던져 불을 지르는 사건도 벌어졌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