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정치 양극화' 우려 속 대다수 정당 "우리는 중도"


브라질에서 극우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좌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대다수 정당은 중도를 표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연방선거법원(TSE)에 등록된 33개 정당의 정치 성향을 분석한 자료를 공개하면서 20개 정당이 중도로 분류됐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우파를 자처한 정당은 최근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탈당한 사회자유당(PSL) 1개뿐이며 5개는 중도우파, 10개는 중도, 5개는 중도좌파로 자신을 규정했다.

확실한 좌파 정당은 룰라 전 대통령이 속한 노동자당(PT)을 비롯해 7개였고, 나머지 5개 정당은 좌-우파 구분을 거부하고 자유주의·환경·인본주의 등 다른 가치를 내세웠다.

정치적 양극화를 거부하는 중도 정당들은 내년 지방선거와 2022년 대선의 승부를 가를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룰라 전 대통령 모두 중도세력을 어느 정도 끌어들이느냐에 지방선거와 대선의 승패가 달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선에서 '우파 돌풍'을 일으키며 집권에 성공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방선거 승리로 지지 기반을 넓혀야 2022년 대선에서 재선 가능성이 커진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 사회자유당을 탈당한 뒤 '브라질을 위한 동맹(APB)' 창당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복음주의 개신교 세력과 경찰·군 관련 단체 등이 지지층을 형성한 가운데 우파 성향 정당과 정치인들이 어느 정도나 참여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난해 대선 당시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지지한 유권자의 57%가 '브라질을 위한 동맹' 창당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는 27%에 그쳤다.

지난 2016년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과 지방선거 참패, 2018년 대선 패배 등을 거치며 위축된 노동자당은 룰라 전 대통령을 앞세워 당세를 회복하겠다는 입장이다.

룰라 전 대통령 자신도 주요 도시를 돌며 전통적인 지지층 결집을 모색하는 등 정권 탈환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노동자당은 230만 명의 당원을 보유한 최대 규모 정당이자 하원(전체 513명)에서 54명의 의원을 보유한 원내 1당이어서 정치적 자산은 충분한 편이다.

한편, 정치 전문가들은 '브라질을 위한 동맹'이 지나치게 극우 성향을 띠고, 이에 맞서 노동자당이 급진주의로 흐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군중이 동원되는 시위가 빈발하면서 정치·사회적 혼란이 가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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