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이 아닌 민간 유전자검사기관에 소비자가 직접 검사를 의뢰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 항목이 기존 12개에서 56개로 늘어납니다.
또 태어나기 전 태아의 유전병을 진단하기 위해 검사하는 질환도 24종이 추가돼 189종으로 확대됩니다.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오늘(18일) 서울 켄싱턴호텔에서 제3차 회의를 열어 소비자 직접 의뢰(DTC, Direct To Consumer) 유전자 검사 서비스 확대와 배아·태아 유전자 검사 항목 확대를 권고했습니다.
◇ DTC 유전자 검사 12개→56개 항목 확대…유전자 제한 없어 DTC 유전자 검사는 의료기관을 통하지 않고 소비자가 민간 업체에 혈액이나 타액 등으로 직접 검사를 의뢰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국내에서는 질병은 제외하고 혈당·탈모·피부 등 12개 항목과 46개 유전자에만 허용돼 왔습니다.
검사 항목 확대를 원하는 업계 요청에 따라 복지부는 올해 2월 DTC 유전자 검사 항목을 12개에서 57개로 확대하는 시범사업을 시행했고, 오늘 평가 결과를 보고했습니다.
시범사업에는 12개 기관이 참여해 4개 기관이 검사역량을 인증받았습니다.
4개 기관은 랩지노믹스, 마크로젠, 이원다이애그노믹스, 테라젠이텍스입니다.
해석 일치도에서는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한사람이 12개 기관에 동시에 유전자 검사를 의뢰한 뒤 해석의 일치도를 분석한 결과, 업체별 유전자 검사 결과에 대한 해석이 일치하지는 않았습니다.
표준화된 해석 방법이 없고 업체별로 검사를 위해 선택하는 유전자가 다를 수 있는 점 등이 낮은 일치도의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시범사업에서 검사역량을 인증받은 4개 검사기관은 앞으로 비타민D, 운동 적합성, 알코올 홍조, 조상 찾기 등 56개 항목에 대해 유전자 제한 없이 2년간 검사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단 임시 허가이므로 2년 후 검사 정확도 향상, 소비자 만족도 조사, 개인정보 보호 방안 마련 여부 등을 확인해 허용 여부를 재검토할 예정입니다.
한편 위원회는 국내에서 허용되지 않은 DTC 유전자 검사를 해외에서 수행하거나 현행법상 금지된 보험가입·마케팅 등에 유전자 검사결과를 활용하는 사례에 대해서는 관리가 필요하다고 권고했습니다.
◇ 배아·태아 대상 유전자 검사 189종으로 늘어나 출산 전 태아의 심각한 유전병 여부를 진단하기 위해 병원에서 수행되는 유전자 검사 항목도 189종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법령상 규정된 검사 항목에 위중한 질병이 빠져있어 추가해야 한다는 민원이 빈발한 데 따른 것입니다.
기존에는 근이영양증 등 165종 질환에만 유전자 검사를 허용했으나 앞으로는 급성괴사성뇌증 등 24종 질환을 추가 허용해야 한다는 위원회 권고가 나왔습니다.
위원회는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기를 원하는, 심각한 유전병을 가진 가족의 출산권을 보장하는 측면"이라고 허용 권고 배경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