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리쿠드당 대표 경선 레이스 본격화…네타냐후 시험대


이스라엘 우파 정당인 리쿠드당의 대표 경선이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권 경쟁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에 따르면 이달 26일 치러질 리쿠드당 대표 경선에서 베냐민 네타냐후(70) 총리와 기드온 사르(53) 의원이 대결할 예정이다.

내무장관과 교육장관을 지낸 사르 의원은 검찰에 부패 혐의로 기소된 네타냐후 총리는 더 이상 리쿠드당을 이끌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르 의원은 지난 16일 저녁 지중해 도시 텔아비브에서 지지자 수백명이 참석한 모임을 갖고 대표 경선 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국민은 변화를 원한다"며 올해 2차례나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한 네타냐후 총리로는 다음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르 의원은 다음 날인 17일 경선에서 부정을 막기 위해 투표소에 카메라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999년 네타냐후 정권에 합류한 뒤 2003년 처음 의회 의원이 됐고 2009년부터 2014년까지 교육장관과 내무장관을 잇달아 지냈다.

리쿠드당 내에서 베니 베긴 전 의원도 사르 의원을 지원하고 나섰다.

베긴 전 의원은 17일 군 라디오 방송에서 "우리는 기소된 총리가 직무를 수행하는 상황에 처할 수 없다"며 네타냐후 총리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긴 전 의원은 1973년 리쿠드당 창당을 주도한 메나헴 베긴 전 총리의 아들이다.

AP통신은 리쿠드당을 강력히 이끌어온 네타냐후 총리가 10여년 만에 당내 도전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가 대표 경선에서 재신임을 받을 공산이 크다는 게 외신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리쿠드당에서 네타냐후 총리에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보수 강경파 지도자 네타냐후 총리는 1993∼1999년 리쿠드당 대표를 지냈고 2005년부터 다시 당을 이끌고 있다.

지난 40여년 동안 리쿠드당에서 대표를 지낸 정치인은 네타냐후 총리를 포함해 4명에 불과하다.

네타냐후 총리는 올해 4월과 9월 조기 총선 직후 대통령에 의해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됐지만 다른 정당들과 연립정부 구성에 잇달아 실패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의회마저 11일 밤까지 총리 후보를 결정하지 못하면서 내년 3월 2일 조기총선을 다시 치르기로 결정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에서는 1년 사이 총선이 3차례나 실시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

5선을 노리는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21일 뇌물수수와 배임 및 사기 등 비리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면서 커다란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아논 밀천 등으로부터 수년간 '돔 페리뇽' 등 고급 샴페인과 '파르타가스' 쿠바산 시가 등 수십만 달러 상당의 선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스라엘 최대판매 부수를 자랑하는 일간지 예디오트 아흐로노트 발행인과 막후 거래를 통해 우호적인 기사를 대가로 경쟁지 발행 부수를 줄이려고 한 혐의도 받는다.

이스라엘의 거대 중도정당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은 검찰에 기소된 네타냐후 총리와는 연정을 꾸릴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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