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마을서 사라진 김일성 사적관…선대와 거리 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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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진 김일성 사적관과 탑의 글씨

남한과 인접한 북한 마을에 있던 김일성 사적관이 건물 통째로 사라져 눈길을 끈다.

4일 연합뉴스가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을 관측한 결과 이곳 마을에 있던 김일성 사적관이 없어졌다.

연합뉴스가 지난 10월 10일 관측 당시 촬영한 사진과 비교하면 기와지붕의 단층 건물이 완전히 철거된 것으로 보인다.

사적관 앞에 있는 영생탑은 남았지만, 탑의 문구가 지워졌다.

영생탑에는 원래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라는 붉은색 문구가 있었다.

탑의 문구와 사적관이 사라진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림막에 가려진 것으로 보이는 보수중인 영생탑에는 새로운 문구를 새겨넣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글씨체가 흐릿하게 관측됐다.

최고지도자 우상화가 목적인 영생탑과 사적관은 개풍군뿐 아니라 북한 곳곳에 있다.

다른 지역 현황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단 북한이 개풍군의 탑과 사적관을 새로 단장하려는 게 아니냐는 추측에 무게가 실린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환경정비의 일환으로 노후화된 사적관은 새로 건축하고 영생탑의 글씨도 새롭게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만약 사적관 철거와 문구 삭제가 다른 지역에서도 확인된다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 이후 여러 차례 보여준 선대와 거리 두기의 연장선일 수 있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김 위원장은 금강산관광 등 자기 생각과 맞지 않는 선대의 정책을 주저앉고 비판해왔으며, 지난 3월에는 선전·선동을 담당하는 간부들에게 "위대성을 부각시킨다고 하면서 수령의 혁명 활동과 풍모를 신비화하면 진실을 가리게 된다"며 최고지도자 신비화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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