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호 선미 '그을음에 찢긴 단면'…급박한 사고 순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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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란 바다에 검붉은 형체가 보이기 시작하자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21일 오후 제주시 차귀도 서쪽 해상의 대성호(29t·통영 선적) 선미 인양 준비 현장.

제주대의 3천t급 실습선 아라호와 줄로 묶인 대성호 선미는 간신히 수면위로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당초 이날 파도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사고 지점과 가까워지자 파도가 2.5m로 강해지면서 인양작업에 투입된 해경들의 얼굴에 긴장감이 흘렀다.

수색에 투입된 함선에서는 "안전에 주의하라"는 방송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선미 가장자리 부분에 부력재 3개가 매달려 선미가 더이상 가라앉지 못하도록 애쓰고 있었지만 높은 파도 때문에 힘겨워 보였다.

인양을 시도하는 선미 부분은 대성호 전체 길이 26m 중 8m 남짓한 크기다.

하지만 선미 8m 중 모습을 드러낸 부분은 1-2m 정도로 배의 끄트머리만 간신히 강한 너울 사이로 떠올라 있었다.

배 뒷부분의 일부, 그것도 가장 끄트머리만 겨우 볼 수 있었지만, 사고의 상처는 선명했다.

검붉은 색으로 도색돼 있던 선미는 그날의 화재 상황을 고스란히 나타내듯 까맣게 그을린 상태였다.

단면은 강제로 찢긴 듯 어지럽게 균열이 나 있었다.

사고 해역은 각종 부유물로 어지러웠다.

단정 3대가 선미 주변에서 부지런히 수색 작업을 펼쳤고, 단정에서 내린 일부 해경 수색 인력은 선미 위로 올라가 계속해서 인양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

인양 작업은 이날 오후 4시 30분쯤 재개된다.

앞서 아라호가 전날 오후 대성호 선미 부분에 접근, 줄을 연결해 끌어올리려고 시도했으나 해상 너울과 파도로 요동이 커서 어려움을 겪었고 일몰 후 사고 선박 선체 파손도 우려돼 결국 인양작업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해경은 이날 실습호인 아라호 대신 전문 인양업체의 크레인을 장착한 바지선(975t·최대 인양능력 250t)과 예인선(79t)을 투입해 대성호 선미를 인양하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인양 바지선과 예인선은 이날 오후 4시 30분쯤 사고 지점에 도착할 예정이다.

바지선은 사고 지점에 도착한 후 바로 인양 작업에 돌입한다.

아라호에 묶여있는 대성호 선미 부분은 인양 바지선이 도착하면 크레인으로 들어올려 예인선의 인도를 받아 화순항 등 인근 항으로 인양될 계획이다.

해경은 선체를 인양해 정밀 수색을 진행, 사고 원인 규명에 활용할 계획이다.

대성호는 지난 8일 오전 승선원 12명(한국인 6, 베트남인 6)을 태우고 통영항을 출항해 19일 오전 4시 전후에 발생한 화재로 선체 대부분이 불에 탔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1명이 사망하고 11명이 실종된 상태다.

(연합뉴스/사진=제주도사진기자회 공동취재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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