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장관, 북미 내년 '올림픽 휴전' 제안…군사훈련 유예 제시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북미 간 신뢰 구축을 위해 미국이 한국과의 군사훈련을, 북한이 미사일 시험을 각각 유예하는 '올림픽 휴전'을 제안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습니다.

남북미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극적인 대화 국면으로 전환한 사례를 고려해 '평창 어게인'을 염두에 둔 제안이라는 해석을 낳습니다.

김 장관은 한국계 미국인의 북한 여행 제한 완화도 제시했습니다.

오는 17일 미국을 방문하는 김 장관은 현지시간 14일 보도된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북미가 신뢰 구축 조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고 워싱턴에 아이디어를 들고 가겠다면서 두 가지 사례를 제시했습니다.

김 장관은 내년에 북미가 '올림픽 휴전'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일본이 내년 도쿄 하계 올림픽을 개최하는 가운데 북한이 미사일 시험을 유예하고 미국은 한국과의 연합 군사훈련을 유예하는 방식입니다.

올림픽 휴전은 개최지가 안전하게 올림픽을 열 수 있도록 휴전을 선언한 전통에서 출발했는데 기원전 776년으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역사가 깊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1992년 모든 국가가 올림픽 기간 휴전을 준수하라고 요구해 이 전통을 되살렸고, 1993년 유엔 결의안, 세계평화와 안보에 관한 유엔 밀레니엄 선언에 의해 부활됐습니다.

특히 김 장관의 제안은 지난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남북 대화와 북미 비핵화 협상 개시의 물꼬를 튼 계기로 작용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12월 미국 NBC와 인터뷰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기 전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한미 연합훈련을 연기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월 1일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밝히고, 사흘 후인 4일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연합 군사훈련의 평창 올림픽 이후 연기'를 수용하면서 대화 국면으로 급속히 전환됐습니다.

또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북미 대화 증진을 위한 한미 연합훈련 축소 가능성을 언급하자 북한이 이를 긍정 평가하면서 실무협상에 다시 나설 의향을 피력한 가운데 김 장관이 연합훈련 유예 카드를 던진 것이기도 합니다.

김 장관은 또 북미 신뢰 구축의 방안으로 미국이 북한에 친척을 둔 한국계 미국인을 위해 북한 여행 제한을 완화하는 것을 제안했습니다.

미국은 자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망 사건이 벌어진 뒤인 지난 2017년 9월부터 미국인의 북한 여행을 금지한 상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주 한인들이 북한에 있는 가족과 재회할 수 있도록 돕는 관련 법안이 미 하원 외교위를 통과하는 등 법안 심사가 속도를 내고 있어 북미 관계 진전에 따라 한국계 미국인의 이산가족 상봉이 처음으로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김 장관은 인터뷰에서 미국과 북한이 연말 전에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양국이 이 기회를 놓치면 상황과 환경이 더 어려워지고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김 장관의 메시지가 북한 비핵화 진전은 남북관계 진전과 함께 손을 맞잡고 가야 하며, 남북미 모두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김 장관의 방미 계획을 언급하면서 두 가지 힘든 전투에 직면해 있다고 했습니다.

북한이 한국과 대화를 중단했고 미국은 1년 전보다 한국이 이 프로세스에서 훨씬 덜 중심적이라고 보고 있다는 겁니다.

중개자 역할은 한국이 아니라 오히려 지난달 초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열린 스웨덴으로 대체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김 장관은 오는 17~23일 한반도국제평화포럼 참석을 위해 워싱턴DC와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합니다.

또 미국 연방정부 및 의회 주요 인사들과 만나 한반도 비핵화, 평화정착 방안 및 남북관계 주요 현안들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