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교황청 서열 3위' 재무원장직에 스페인 출신 사제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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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아동 성추행 혐의로 재판을 받는 조지 펠(77·호주) 추기경의 사퇴로 공석인 재무원장직에 예수회 소속 후안 안토니오 게레로 알베스(60·스페인) 신부를 임명했다고 ANSA 통신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티칸 교황청의 재정을 총괄하는 재무원장직은 교황청 행정조직상 교황과 국무원장에 이어 서열 3위로 인식된다.

스페인 메리다 태생인 게레로 알베스 신부는 1979년 예수회에 입회해 스페인 관구장 등을 지냈다.

현재는 예수회 참사위원직 등을 맡고 있다.

같은 예수회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과 오랜 교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게레로 알베스 신부는 주교품을 앞둔 사제로, 추기경 또는 주교가 아닌 성직자가 교황청의 장관에 해당하는 고위직에 오른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교황청 재정 비리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하는 만큼 프란치스코 교황이 재정 개혁 업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인물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인사는 최근 교황청의 심장부인 국무원의 금융·부동산 불법 매매 비리가 불거져 바티칸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그는 재무원장 임명 소식에 스스로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며 "예수회 일원으로서 교황에게서 직접적으로 임무를 부여받는 것은 큰 기쁨"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교황청의 재정을 투명화하고 모든 물품과 자원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데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게레로 알베스 신부는 내년 1월 공식 취임한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이듬해인 2014년 교황청의 재정 개혁을 추진하고자 재무원을 신설하고 펠 추기경을 초대 원장으로 임명한 바 있다.

하지만 펠 추기경이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로 기소돼 호주 법원에서 유죄 평결을 받으면서 올 초 보직 해임된 뒤 재무원장직은 1년 가까이 공석으로 남겨졌다.

1심과 2심에서 모두 징역 6년 형을 선고받은 펠 추기경은 상고심 신청이 받아들여져 내년 2월 세 번째이자 마지막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그는 아동 성추행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은 가톨릭교계의 최고위 성직자로 기록됐다.

(연합뉴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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