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륨 부족 심각' 日 의료·제조업 우선 공급에 학계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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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륨 용기

공산품 제조와 연구개발에 널리 이용되는 헬륨(He)의 국제 공급량이 줄어 가격이 치솟고 있습니다.

불활성 기체인 헬륨은 불에 타지 않아 냉각에 이용되며, 반도체 제조와 연구개발, 의료용 기기 등에 널리 쓰입니다.

NHK에 따르면 일본은 헬륨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세계 생산량의 60% 정도를 차지하는 미국이 지난해부터 수출을 줄여 수입가가 10년 전의 3배로 올랐습니다.

수입업체가 의료기관과 공업제품 제조사에 우선 공급하는 바람에 연구개발용 헬륨이 크게 모자라 학계에서는 일부 연구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라는 비명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일본물리학회 등 관련 학회는 이대로 가면 연구개발을 진행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생산현장과 의료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헬륨 안정공급에 정부가 직접 나설 것을 촉구하는 긴급성명을 내기로 했습니다.

이들은 성명에서 헬륨 재활용설비와 환경을 조속히 갖추고 일본 국내에 헬륨 비축 거점을 설치하도록 촉구할 계획입니다.

헬륨은 반도체와 광섬유 제조에 없어서는 안 되며 자기공명촬영(MRI) 등 의료용 기기에도 꼭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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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륨 부족이 심각해지면 의료현장에서 일부 검사를 할 수 없게 되는 등 여러 분야에서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헬륨 위기'의 배경은 세계적으로 생산은 감소한 데 비해 수요는 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세계 헬륨생산의 60%를 점하는 미국에서 정부가 관리하던 텍사스주 소재 세계 최대 헬륨저장시설이 내후년 9월 말까지 민영화되는 데 따른 영향이 큽니다.

미국에 이어 2위 생산국인 중동 카타르의 정세악화도 헬륨부족을 부추기는 요인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는 재작년 "테러조직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카타르와의 국교를 단절했습니다.

이에 따라 인접 사우디를 경유해 UAE 항구에서 해외로 수출되던 카타르산 헬륨이 대체 수출 루트를 찾아야 하게 돼 수송에 한층 시간과 비용이 들게 됐습니다.

여기에 세계적인 헬륨수요 확대도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반도체와 광섬유 생산에 힘을 쏟고 있는 중국의 헬륨수요가 급속히 늘고 있습니다.

이런 사정들이 겹쳐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헬륨가격이 치솟고 있습니다.

헬륨 부족이 심각해지자 각국은 헬륨 신규 생산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최대의 국영 가스회사인 '가스프롬'은 동시베리아에서 산출되는 헬륨을 극동공장에서 정제해 수출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동 카타르와 북아프리카 알제리도 내년 이후 새로운 헬륨공장 가동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헬륨시장 동향을 조사하는 미국 컨설팅회사 '콘부르스 헬륨 컨설팅'에 따르면 2025년 세계 헬륨생산에서 차지하는 미국의 비중은 셰일가스 개발 진전으로 카타르와 비슷한 30% 수준으로 줄어드는 반면 러시아의 비중이 25% 정도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진=NHK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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