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보우소나루 대통령 유엔총회 연설 둘러싸고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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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 내용을 놓고 논란이 가열하고 있다.

우파 정치권과 지지자들은 연설 내용에 대해 "브라질의 자존감을 높였다"고 두둔했으나 좌파 진영에선 환경·인권 문제에 대해 저열한 인식을 드러냈다며 맹공격을 퍼붓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아마존 열대우림을 인류의 자산으로 간주하는 시각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면서 브라질의 주권을 거듭 강조했다.

열대우림 파괴가 급증하고 있다는 학계의 보고와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거짓말' '과장 보도'라고 반박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연설 내용이 지나치게 공격적이었다는 지적에 대해 "매우 객관적이고 강력한 내용이었다"고 자평했다.

그가 속한 사회자유당(PSL)의 루이스 필리페 지 오를레안스 이 브라간사 하원의원은 브라질의 주권을 확실하게 각인시킨 '역사적인 연설'이었다고 추켜세웠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게 사실이다.

좌파 노동자당(PT)의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은 스페인 EFE 통신과 인터뷰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은 '지구적 수치'이자 국제사회에서 브라질의 이미지를 훼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호세프 전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개입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마존 열대우림은 브라질의 자산인 동시에 인류의 자산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유엔총회 발언과는 반대되는 견해를 밝혔다.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에 헌신해온 브라질 카야포 원주민 부족 지도자 라오니 메투크티레(89) 족장은 보우소나루 대통령 퇴진을 촉구했다.

26일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라오니 족장은 전날 브라질리아 연방의회에서 의원들을 만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모두를 위해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라오니 족장이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이익을 얻기 위해 외국 정부의 사주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브라질의 인류학자와 환경운동가들이 속한 '다르시 히베이루' 재단은 라오니 족장을 2020년도 노벨평화상 후보로 공식 추천했다.

라오니 족장은 1980년대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가수 스팅과 함께 세계를 돌며 자연보호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올해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두 차례 만나 아마존 환경 파괴 문제를 논의했고,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자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브라질 정부의 환경 파괴 행태에 대해 압박 수위를 높인 바 있다.

(연합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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