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엉터리 검사 뒤 선수촌에 '후쿠시마 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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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저희가 일본 방사능 문제를 취재해서 계속 여러분께 전해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20일)은 올림픽 선수촌에 쓰이는 후쿠시마산 목재 이야기입니다. 일본은 검사를 다 마친 거라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지 저희 취재진이 후쿠시마 현지에 가서 확인해봤습니다.

사실은 코너에서 박세용 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기사 내용>

도쿄올림픽 선수촌 건설 현장입니다.

'빌리지 플라자'라는 목조 건물을 짓고 있습니다. 전 세계 선수들이 모이는 휴식 공간입니다.

이 건물 일부에 후쿠시마산 목재를 쓰고 있습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공사 현장 내부를 취재진에게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또 후쿠시마산 목재를 빌리지 플라자의 정확히 어느 곳에 시공하는지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일본 임야청은 나무의 껍질 그리고 겉 부분을 깎아냈기 때문에 방사능 문제는 전혀 없다고 주장을 했습니다.

과연 믿어도 될지 목재를 공급한 업체를 찾아갔습니다.

출하를 앞둔 목재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습니다. 대부분 삼나무입니다.

업체를 설득해 방사능 측정 과정을 살펴봤습니다.

나무가 측정기 사이를 빠르게 통과하고 있습니다.

기준치는 100 cps, 나무에서 1초에 방사선 100개 이상이 나오면 그 나무는 팔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기준치 초과는 거의 없다고 강조합니다.

[무나카타/후쿠시마 목재협동조합 전무 : 100 cps로 통나무를 측정했을 때, 이 공장에서는 10여만 자루 가운데 (기준치 100을 넘는 것이) 지금까지 5자루 나왔다는 겁니다.]

사실상 100% 통과입니다.

하지만 이런 측정 방식은 목재가 지나가는 속도에 따라 수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김봉환/한국원자력연구원 방사선안전관리부 박사 : 만약에 운영하는 사람들이 그 속도보다 빠르게 컨베이어 시스템을 운전한다면 측정할 수 있는 한도가 떨어지겠죠. 그런 경우엔 (세슘이) 일정량 있어도 측정하지 못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나마 이런 장비는 후쿠시마의 대형 목재업체 2곳에만 있고 나머지 업체들은 휴대용 측정기를 목재에 갖다 대는 방식으로 측정하고 있습니다.

측정기를 표면에 바짝 대면 방사선량 값이 올라가고 반대로 멀리 대면 떨어집니다.

그런데도 목재업체 자율 검사에만 맡기고 있습니다.

일본은 또 나무껍질을 벗겨 내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이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나무껍질뿐만 아니라 가장 속 부분까지 방사성 물질이죠, 세슘이 얼마나 농축돼 있는지 매년 검사해서 발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데이터만 봐도 가장 안쪽 부분에도 나무 1kg당 300 베크렐 이상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나무에서 가장 깊숙한 부분인 심재. 귀환 곤란 지역과 근처 숲의 목재 시료 9개에서 최저 800, 최고 4천200 베크렐이 검출됐습니다.

농도는 매년 올라가고 있습니다.

흙 속에 세슘이 뿌리를 통해 쌓이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도 일본에는 건축용 목재의 세슘 기준치가 없습니다.

체르노빌 사고를 겪은 러시아는 1kg당 400 베크렐, 우리나라는 300 베크렐입니다.

정밀 분석을 통해 지난해 기준치를 초과한 3건을 수입 불허했습니다.

인체에 대한 영향과는 별개로 후쿠시마 목재는 정부의 기준도 없이 업계 자율 검사만 거쳐 올림픽 선수촌을 비롯한 일본 전역에 공급되고 있습니다.

(SBS 비디오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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