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후 호르몬 치료, 유방암 위험 최고 2배↑"


폐경과 함께 호르몬이 끊어지면서 겪게 되는 갱년기 장애를 해소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여성 호르몬을 공급하는 호르몬 대체 요법이 흔히 사용됩니다.

그런데 50~69세 사이에 호르몬 대체 요법을 5년 계속하면 유방암 위험이 34%, 10년 계속하면 2배까지 높아지며 대체 요법을 끊어도 유방암 위험이 10~15년 지속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유방암 역학 전문가인 발레리 버랄 교수 연구팀이 1992~2018년 사이에 세계에서 발표된 58건의 관련 연구 자료를 종합, 재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나타났습니다.

이 연구는 호르몬 대체 요법을 사용한 여성을 포함해, 폐경 여성들의 유방암 발생을 추적한 것입니다.

옥스퍼드 연구팀은 이 연구자료를 토대로 유방암이 발생한 10만 명가량이 유방암이 나타나기 전에 호르몬 대체요법을 언제부터, 얼마나 오래 받았는지, 어떤 형태의 대체 요법을 선택했는지를 분석했습니다.

전체 연구대상 여성의 폐경 연령은 평균 50세였습니다.

그중 절반이 호르몬 대체 요법을 썼고, 지속기간은 평균 10년, 사용하다 끊은 여성이 평균 7년이었습니다.

호르몬 대체 요법 방법에 따라 유방암 위험 상승의 정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체중이 평균에 속하고 50~69세 사이에 호르몬 대체 요법을 전혀 쓴 일이 없는 여성은 유방암 발생률이 1백 명당 6.3명이었습니다.

이에 비해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에 프로게스테론을 추가해 매일 복용한 여성은 유방암 발병률이 1백 명당 8.3명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에스트로겐에 프로게스테론을 간헐적으로 추가해 복용한 여성은 유방암 발생률이 1백 명당 7.7명으로 이보다는 낮았습니다.

프로게스테론 없이 에스트로겐만 투여한 여성은 유방암 발생률이 1백 명당 6.8명으로 호르몬 대체 요법을 한 번도 쓴 적이 없는 여성과는 1백 명당 0.5명의 차이밖에 나지 않았습니다.

유럽과 미국의 보건 관련 기관들은 호르몬 대체 요법을 가능한 한 최단기간으로 제한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호르몬 대체 요법으로 높아지는 유방암 위험은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득'이 '실'보다 큰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호르몬 대체 요법을 5년 이상 계속한 여성은 대체 요법을 끊어도 유방암 위험은 10~15년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영국 유방암 치료 연구협회의 딜라이스 모건 회장은 "새롭고 중요한 정보"라면서 여성 개개인이 의사와 상의 아래 '득'과 '실'을 완전히 이해한 상태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폐경기가 되면 난소의 기능이 멎으면서 에스트로겐 수치가 크게 떨어지고 프로게스테론 수치는 거의 제로 상태로 추락하면서 안면홍조, 야한증, 편두통, 수면장애,우울증, 기억력 저하 같은 갱년기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Lancet) 최신호에 발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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