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중국을 완파하고 아시아선수권대회를 3위로 마쳤습니다.
'주포' 김연경이 강스파이크로 중국의 높은 블로킹 벽을 따돌리고 완승을 이끌었습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20회 신한금융 서울 아시아 여자배구선수권대회 3∼4위전에서 중국을 세트 스코어 3대 0(25-21 25-20 25-22)으로 제압했습니다.
이로써 한국은 13개국이 참가한 이번 대회를 3위로 마감했습니다.
한국은 어제 준결승에서 2019년 20세 이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10대 멤버'를 주축으로 팀을 꾸린 일본에 3대 1로 역전패해 3∼4위전으로 밀려났습니다.
안방에서 처음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 사상 첫 우승을 차지하려던 꿈은 이루지 못했으나 한국은 중국을 꺾고 '유종의 미'를 거뒀습니다.
8강 라운드에서 내년 1월 도쿄 올림픽 출전 티켓을 놓고 다투게 될 태국과의 전초전에서 3대 1 승리를 거둔 점도 이번 대회의 소득으로 꼽힙니다.
세계랭킹 2위로 한국(9위)보다 7계단 높은 중국은 이번 대회에는 주팅 등 주축 선수들을 대거 뺐습니다.
사실상 1.5군급으로 대표팀을 구성했으나 중국이 여자배구 세계 최강급이란 점을 고려할 때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상대였습니다.
게다가 중국은 평균 키 186㎝로 이번 대회 최장신 군단이었으나 세계적인 레프트 김연경 앞에서는 힘을 잃었습니다.
1세트는 김연경의 독무대나 다름없었습니다.
한국은 중국의 높이에 고전하며 5대 1로 끌려갔으나 김연경의 3연속 득점으로 5대 5 균형을 맞췄습니다.
김연경의 백발백중 스파이크를 앞세워 11대 8 리드를 잡은 한국은 중국과 엎치락뒤치락 시소게임을 이어갔습니다.
공격 비중을 줄여 체력을 아끼던 김연경은 19대 19에서 강스파이크를 3연속으로 꽂아 넣으며 승부를 갈랐습니다.
김연경은 2세트에서도 공격을 주도했습니다.
이재영(흥국생명), 김희진(IBK기업은행)이 중국의 블로킹 벽에 고전할 때마다 해결사로 나서며 공격의 숨통을 트여주는 역할을 해냈습니다.
한국은 김연경의 공격이 쉼 없이 터지며 22대 18로 앞서나갔고, 김희진의 서브 에이스로 23대 18, 5점 차 리드를 챙겼습니다.
중국의 공격 범실로 24대 18로 달아난 한국은 24대 20에서 김연경이 다시 한번 솟구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3세트에서 19대 17로 뒤진 상황에서 김연경이 다시 날아올랐습니다.
김연경의 고공 강타가 때리는 족족 상대 코트를 가르며 한국은 단숨에 20대 19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센터 김수지(IBK기업은행)의 연속 블로킹으로 22대 20 리드를 이어간 한국은 중국의 공격 범실로 23대 20을 만들고 승기를 잡았습니다.
한국은 김연경의 예리한 대각 공격으로 24대 21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고, 이재영의 쳐내기 득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