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등에 홍콩 경제 주저앉나…성장률 전망 0∼1%로 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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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에 이어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홍콩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폴 찬 홍콩 재무장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당초 '2∼3%'에서 '0∼1%'로 대폭 하향 조정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4.1%에 달했던 홍콩의 성장률은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하반기부터 급격히 낮아져 3분기 2.8%, 4분기 1.2%를 기록하더니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0.6%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3분기 이후 10년 만에 최악의 분기 성장률입니다.

찬 장관은 미·중 무역긴장 고조와 브렉시트 위험, 아시아 산업 교역 활동 둔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며, 3분기에도 비슷한 속도로 둔화한다면 기술적 불황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홍콩 정부는 불황 위험에 맞서기 위해 191억 홍콩 달러(3조 원) 규모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습니다.

이 부양책에는 소득세 감면과 노약자와 서민에 대한 복지 확대, 전기료 감면, 저소득층 임대료 감면, 학자금 보조, 중소기업 보조금 지급 등이 포함됐습니다.

'아시아의 금융 허브'인 홍콩에서 금융산업은 홍콩 경제를 지탱하는 중요 산업 중 하나이지만, 최근 시위 사태 속에서 금융산업은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거래소 중 하나인 홍콩거래소의 올해 기업공개(IPO)는 지난해보다 3분의 1가량 줄어 88건에 불과했으며, 자금모집액도 108억 달러로 55.9% 급감했습니다.

특히 송환법 시위가 본격화한 지난달 기업공개는 15건에 지나지 않았고, 이달 들어서는 고작 1건에 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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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지난해 7월 33건, 8월에 6건의 기업공개가 이뤄진 것과 비교해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여기에 홍콩 국제공항 점거 시위로 홍콩 경제의 또 다른 축인 관광, 컨벤션, 유통 산업 등에도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자산관리 회사인 블랙록 그룹은 다음 달 초 홍콩에서 개최하기로 예정했던 '아시아 미디어 포럼'을 내년 2월로 미뤘으며, 이밖에 소비재 엑스포나 음악회 등 많은 행사가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습니다.

홍콩 최대의 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은 앞으로 수달 동안 항공편 예약 건수가 예년보다 두 자릿수 감소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놨습니다.

이달 홍콩을 찾는 관광객 수가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며, 관광객 급감 등의 여파로 소매업체나 식당 등 서비스 부문도 심각한 매출 부진을 겪고 있습니다.

홍콩 야당은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 발표를 비판하면서 문제는 경제가 아니라 정치라며 홍콩 정부가 진심으로 경기 회복을 바란다면 정치적 위기를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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