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아베 정권을 비판하는 집회와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과 연대하는 시민들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 대법원의 징용배상 판결에 반발해 온 일본이 지난달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를 단행한 뒤부터 이달 초 우익의 협박에 소녀상 예술제 전시가 중단되는 사태를 거치며 점차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일한시민교류를 추진하는 희망연대 등 일본 시민단체들은 어제(8일) 참의원회관에서 집회를 열고 일본 정부의 대 한국 정책에 항의한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참가 단체들은 실내 집회가 끝난 뒤 총리 관저 앞에서 'NO 아베'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아베 정권의 한국에 대한 보복 조치를 비판하는 옥외 집회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휴일이었던 지난 4일 도쿄 신주쿠역 앞에선 일본 시민 200여 명이 모여 '아베 정권 타도'를 외쳤습니다.
한국에서 열린 항의 집회에 등장한 'NO 아베' 표어를 본 기노토 요시즈키 씨가 연대감을 표하고자 트위터를 통해 집회 개최 계획을 알렸습니다.
일본의 국제 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가 소녀상 전시를 중단한 것과 관련해선 예술·소비자단체의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일본 소비자연맹은 어제 성명을 내고 전시 중단에 대해 소비자 운동을 내걸고 활동하고 있는 시민 단체로서 대단히 유감이고 분한 일이라며 비판했습니다.
일본 미술평론가연맹은 소녀상이 출품된 '표현의 부자유전·그후'의 전시 중단에 대해 표현의 자유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이념이 근본부터 부정됐다는 내용의 '의견 표명'을 발표했습니다.
미니어처 소녀상을 촬영한 소박한 일상의 사진을 SNS에 공유하는 운동도 확산 중입니다.
일본 시민단체 '한국병합(합병) 100년 도카이 행동'은 연초부터 '작은 평화의 소녀상을 확산하는 캠페인'으로 미니어처 소녀상과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트위터에선 '#좋아요_한국' 등의 해시태그를 게재하는 운동도 진행 중입니다.
한국 여행 중 도움을 받았던 글 등 다양한 내용이 소개됐으며, SNS 공간에선 한글로 '#좋아요_일본'이라는 해시태그도 게시됐습니다.
한편, 일본의 저명한 학자와 변호사, 시민단체 활동가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은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철회를 촉구하며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와 우치다 마사토시 변호사, 오카다 다카시 교도통신 객원논설위원 등 75명은 지난달 25일부터 인터넷 사이트(https://peace3appeal.jimdo.com)를 개설해 수출 규제 철회 촉구 서명 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한국이 적이란 말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걸고 서명자를 모집하고 있는데, 어제까지 서명에 동참한 이들은 7천701명입니다.
(사진=야마모토 미하기씨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