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이용자가 음성인식비서 시리와 나눈 대화 녹음 잠정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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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이용자들이 인공지능(AI) 음성비서 '시리'와 나눈 대화를 녹음해오던 것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경제매체 CNBC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은 이날 이용자들이 시리와 나눈 대화를 자사 직원들이 들을 수 있는 '그레이딩'(grading·채점) 프로그램을 전면적으로 검토하는 동안 전 세계적으로 이 프로그램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또 앞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이용자들이 그레이딩에 참여할지 말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그동안 이용자들이 나눈 대화 가운데 일부를 녹음해 들어왔다.

애플에 따르면 이런 시리 그레이딩 작업은 익명으로 처리되며 애플로 보내진 음성 데이터는 암호화해 무작위로 추출해 이용된다.

CNBC는 "이는 녹음된 내용 중 주소나 이름 등이 언급되지 않으면 대화하는 사람의 신원을 알기 어렵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은 이용자 음성 녹음을 6개월간 음성 인식 개선 등을 위해 보관하다가 다시 식별 표시를 없앤 뒤 최대 2년간 보관한다.

구글(구글 어시스턴트)과 아마존(알렉사) 등 시리와 비슷한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업체들도 유사한 작업을 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인공지능과 나눈 대화 중 일부를 사람이 듣는 것이다.

이 업체들은 모두 음성 인식과 응답의 정확성·적절성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애플은 다만 이런 작업이 대부분 아이폰·애플워치 등 기기에서 수행되며 극히 일부만 서버로 전송된다고 밝혔다.

구글이나 아마존은 클라우드에서 이 작업을 수행한다.

그러나 애플의 계약업체 직원들이 들은 대화 중에는 마약 거래나 사업상 거래, 의사와 환자 간 질병 상태에 대한 대화 등 은밀하고 민감한 내용도 있다고 가디언이 지난 6월 보도하기도 했다.

또 구글이나 아마존이 음성비서에 한 질문들을 살펴보고 이를 삭제하는 기능이나, 자신의 대화가 녹음되지 않도록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데 반해 애플은 아직 이런 기능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한편 이에 앞서 구글도 1일 유럽에서 구글 어시스턴트에 녹음된 음성 대화를 분석하는 작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구글 어시스턴트에 녹음된 이용자들의 대화 1천 건 이상이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한 뒤 내려진 조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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