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82세인 실비아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새로운 중도우파 정치 조직을 결성하고 재기를 모색한다.
1일(현지시간) ANSA·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는 최근 '다른 이탈리아'(L'Altra Italia)라는 중도우파 성향의 정치 조직을 출범시켰다.
베를루스코니는 ANSA통신에 "새로운 당을 설립하는 게 아니라 혁신적인 중도, 좌파의 대안이 되는 중도를 생각하는 사람들의 연합체"라고 조직 성격을 설명했다.
그는 또 자신이 소유한 '일 조르날레'와의 인터뷰에서 연립 정부를 구성한 극우 정당 동맹과 반체제정당 오성운동 간 끊임 없는 충돌을 언급하면서 새로 탄생한 조직이 이탈리아 정치의 쇠퇴를 막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탈리아가 직면한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고 유럽연합(EU) 내에서의 고립을 탈피하는 데 이 조직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베를루스코니는 건설업체와 미디어 기업을 거느린 이탈리아 최고의 재벌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하고서 1994∼2011년 사이 총리를 세 차례나 역임한 인물이다.
그는 미성년자와의 성 추문 의혹과 이탈리아 재정 위기 속에 2011년 총리직에서 불명예 퇴진했고, 2013년에는 탈세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아 상원의원직 박탈과 함께 근 5년간 공직 출마를 금지당했다가 작년 5월 법원의 복권 판결로 정치를 재개했다.
1994년이 자신이 설립한 중도우파 정당 전진이탈리아(FI)를 이끄는 베를루스코니는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에 출마해 최고령으로 당선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새로운 도전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그에 대한 대중의 지지세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FI의 지지율은 6.5%로 사실상 군소정당 취급을 받고 있다.
FI는 베를루스코니가 2013년 상원의원직을 잃은 뒤 수도 로마에서는 단 하나의 의석도 확보하지 못했다.
그는 최근 3년 새 심장 판막 교체·탈장·장폐색 수술을 잇달아 받는 등 건강마저 부쩍 쇠퇴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