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
중국 H-6 폭격기와 러시아 TU-95 폭격기 및 A-50 조기경보통제기 등 군용기 5대가 23일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러시아 A-50 1대는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두 차례 7분간 침범했습니다.
공군은 F-15K와 F-16 등 전투기를 긴급 출격 시켜 차단 기동과 함께 러시아 A-50 전방 1㎞ 근방에 360여 발의 경고사격을 가했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오늘(23일) 아침 중국 H-6 폭격기 2대와 러시아 TU-95 폭격기 2대 및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 등 5대가 KADIZ에 진입했고, 이 가운데 러시아 A-50 1대는 독도 인근 영공을 두 차례에 걸쳐 7분간 침범해 우리 군이 대응조치를 취했다"고 밝혔습니다.
A-50은 오전 9시 9분부터 12분까지 3분간 독도 영공을 5노티컬마일(9.26㎞) 침범한 데 이어 오전 9시 33분부터 37분까지 4분간 2차로 독도 영공을 3.5 노티컬마일(6.4㎞) 침범했습니다.
이에 대응해 공군 F-15K와 F-16 전투기가 긴급 출격했고, 이 가운데 F-16이 독도 인근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A-50에 대응했습니다.
F-16은 1차 침범한 A-50에 대해 미사일 회피용 플레어 10여 발과 기총 80여 발을, 2차 침범 때는 플레어 10발과 기총 280여 발을 각각 경고 사격했습니다.
합참 관계자는 "타국 군용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사례는 처음"이라면서 "KADIZ를 진입한 타국 군용기 전방 1㎞ 근방으로 경고사격을 한 사례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동시에 KADIZ에 진입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합참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중·러 군용기가 KADIZ에 머문 시간은 중국 1시간 25분, 러시아 1시간 33분 등 3시간 가량이었습니다.
공군 전투기는 KADIZ를 무단 침입한 중국 폭격기에 대해 20여 회, 러시아 폭격기와 조기경보기에 대해 10여 회 등 30여 회 무선 경고통신을 했으나 응답이 없었습니다.
합참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44분경 중국 H-6 2대가 이어도 북서방에서 KADIZ로 최초 진입해 오전 7시 14분경 이어도 동방으로 이탈했습니다.
이후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 내측으로 비행하다가 오전 7시 49분경 울릉도 남방 약 76마일(140㎞) 근방에서 KADIZ로 재진입했습니다.
북쪽으로 기수를 돌려 올라가던 H-6은 울릉도와 독도 사이를 지나서 오전 8시 20분께 KADIZ를 이탈했습니다.
KADIZ를 이탈한 H-6은 오전 8시 33분에 동해 북방한계선(NLL) 북방에서 러시아 TU-95 2대와 합류해 기수를 남쪽으로 돌렸습니다.
오전 8시 40분경에 울릉도 북방 약 76마일 근방에서 KADIZ를 재진입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 4대가 다 같이 KADIZ로 들어왔습니다.
이어 최초 KADIZ에 진입했던 H-6 2대와 러시아 TU-95 2대는 오전 9시 4분쯤 울릉도 남방에서 KADIZ를 벗어났습니다.
군 관계자는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동해 상공에서 합류해 비행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중·러 간에 합동훈련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동해 상공 합동비행은 다음 달 5일부터 3주가량 실시되는 한미 연합훈련을 겨냥한 일종의 대미 압박성 '무력시위'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러시아 군용기 2대는 낮 12시 1분쯤부터 KADIZ를 들락날락하면서 복귀했습니다.
군은 제주도 서남방 및 동해 NLL 북방에서 미상항적의 군용기들을 포착했을 때부터 공군 전투기를 긴급 투입해 추적 및 감시 비행, 차단 기동, 경고사격 등 정상적인 대응조치를 했다고 합참은 설명했습니다.
일본의 F-15J와 F-2 등 전투기도 JADIZ 내에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방부와 외교부는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KADIZ 진입 및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범 행위에 대해 이날 오후 주한 중국·러시아 대사관 관계자를 불러 사전 통보 없이 KADIZ 진입 및 영공 침범을 한 것과 관련해 매우 엄중하게 항의했습니다.
올해 들어 이번까지 KADIZ를 침범한 중국 군용기는 25차례, 러시아 군용기는 13차례로 각각 집계됐습니다.
(사진=러시아 국방부 영문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