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세계 각지 종교탄압 피해자 초청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오른쪽)이 북한 출신 주일룡 씨(가운데)의 얘기를 듣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측에 '종교의 자유' 문제에 대해 제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 각지의 종교 탄압 피해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했습니다.
이날 만남에는 북한을 비롯한 중국과 미얀마, 베트남, 이란, 터키 등 17개국, 27명이 참석했는데, 북한 출신 주일룡 씨도 포함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들과 가진 만남에서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은 모두 신앙으로 인해 엄청나게 고통을 받았다. 나는 여러분이 다른 삶에 다다르게 된 방식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이는 엄청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각각 양심의 명령과 종교적 신념의 요구를 따를 권리를 갖고 있다. 신앙을 실천할 자유가 없다면 모든 자유는 위험에 처하게 되고, 솔직히 자유가 큰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참석자들은 돌아가며 자신들의 경험을 전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의 사연을 들었습니다.
주 씨는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에 감사의 뜻을 표하며 "내 고모의 가족들이 모두 정치범 수용소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범 수용소가 어디에 있느냐'고 묻자, 주 씨는 "어디에 있는지는 모른다. 그들은 새벽에 끌려갔다. 단지 고모의 시아버지가 기독교인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내 사촌은 전 가족이 처형당했다"고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의 박해에도, 북한 주민은 계속해서 예배 보기를 원하고 있다. 그들은 지금도 지하 교화에서 예배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며 "나는 당신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나는 그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어떠한 방식으로 북측에 제기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아킬레스건'인 인권 문제 제기에는 소극적 태도를 보여왔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탈북자를 백악관에 불러 북한이 껄끄러워할 수 있는 종교의 자유 문제를 직접 꺼내겠다고 언급함에 따라 북미 간 실무협상을 앞두고 북측에 압박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다만, 실무협상 등에서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될지는 다소 불투명합니다.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