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실 착한 에어컨에 태양광 패널로 보답…시민 모금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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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입주자 대표의 반대를 넘어 '경비실 에어컨 설치'를 결정하자 시민단체가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자며 시민 참여를 호소하고 나섰다.

지방의회가 에어컨 가동을 위한 태양광 패널을 지원하려 했으나 지자체가 행정 절차상 쉽지 않다며 난색을 보이자 시민단체가 직접 모금 운동에 나선 것이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9일 성숙한 공동체의 힘을 보여준 대전 녹원아파트 주민들과 경비원들을 위해 시민의 힘으로 경비실 에어컨 가동에 필요한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아파트 경비실에 300W급 태양광 패널 2기를 설치하면 하루 4시간가량 에어컨을 가동할 수 있다.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하면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을 때는 전기를 공용전기로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경비실 한 곳당 110만원가량이 드는 태양광 패널 설치비용.

녹색연합은 녹원아파트 경비실 11곳 가운데 2곳은 미세먼지 줄이기 등을 위해 이 단체가 모금한 기금을 활용하고, 나머지 9곳은 시민 모금으로 설치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역의 정치권과 행정기관, 기업 등에 기금 마련에 동참해 달라는 호소문을 배포할 예정이다.

일반 시민의 참여를 위해 네이버 온라인 기부 플랫폼인 해피빈을 통한 온라인 모금도 시작했다.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책임활동가는 "돈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아파트 경비 아저씨도 아파트에 함께 사는 구성원이라며 경비실 에어컨 설치를 결정한 주민들의 노력에 지역사회가 답변해야 할 차례"라며 "행정기관이 할 수 없다면 지역사회가 나서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아파트 경비원들이 더 나은 노동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고 행정기관의 참여도 끌어내고자 한다"며 "단순히 경비실에 에어컨과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것을 넘어 함께 사는 환경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길 기대하는 마음에 모금 운동을 벌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전 서구 둔산동 녹원아파트 주민들은 전기요금 부담 등을 이유로 입주자 대표들이 거부한 경비실 에어컨 설치 문제를 주민투표를 해 통과시켰다.

주민들은 추가 관리비가 들더라도 경비원들을 위해 에어컨을 설치하자고 뜻을 모았고, 전체 주민 1천200명 중 618명이 참여한 주민투표에서 유효표 461명 가운데 456명이 경비실 에어컨 설치에 찬성했다.

이 아파트는 조만간 동마다 설치된 경비실 11곳에 에어컨을 설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대전 녹원아파트 주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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