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통령 "북부 미국 국경서 이민자 체포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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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암로) 멕시코 대통령이 북부 미국 국경 지역에서 이민자들을 체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국가방위군의 이민자 체포 과정에 과도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텔레비사 방송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그는 "이민자의 인권을 존중하라는 것이 모두에게 하달된 지침"이라며 "이런 지침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멕시코의 이민 규제 강화는 무역보다 남부 국경의 입국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우리는 미국 정부와의 대립을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멕시코는 자국 영토를 거쳐 미국으로 향하는 이민자들의 수를 줄이기 위해 남부 국경 지역에 6천500명의 국가방위군을 배치한 데 이어 북부 국경 지역에 1만5천명을 추가로 파견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주말 어린이를 동반한 쿠바 여성들과 중미 이민자들이 시우다드 후아레스에서 리오그란데 강을 건너 미 텍사스 엘파소로 이동하는 것을 무장 군인들이 추격해 체포하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돼 비난 여론이 일었습니다.

이와 관련, 암로는 북부 국경 지역에서 미국 입국을 시도하는 이민자들을 구금하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며 진상 조사를 약속했습니다.

멕시코의 이민 정책은 이달 들어 180도 변했습니다.

과거에는 멕시코를 거쳐 미국 국경을 넘는 이민자들을 사실상 단속하지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부과 위협 이후 강경 단속 정책으로 선회한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Caravan)이 늘자 경유지인 멕시코를 겨냥해 관세 카드를 활용해 압박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멕시코가 미국으로 향하는 중미 이민자를 막지 않으면 모든 멕시코산 수입품에 5%부터 시작해 최대 25%까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양국 간에 긴장이 고조됐습니다.

이후 멕시코는 미국과 협상에 나섰고,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남쪽 국경 전역에 국가방위군을 배치하는 등 전례 없는 조치를 취하는 한편 미국 망명 신청자가 심사 기간에 멕시코에 체류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미국과 지난 7일 합의하면서 일단 위기를 피했습니다.

양국은 45일 뒤에 멕시코가 취한 강경 이민 정책의 효과와 결과 등을 평가할 계획입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ISIS(이슬람국가의 옛 이름)의 입국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그는 ISIS 조직원의 입국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ISIS) 조직원 3명이 멕시코에 입국할 수 있다는 정보에 대해 안보 내각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멕시코 치안부 장관은 그들이 멕시코 영토에 진입하려 한다면 체포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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