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헤이세이'에서 '레이와'로…'전후세대' 새 일왕 행보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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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연호 '레이와' 발표하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생전퇴위 의향을 밝혔던 아키히토 일왕이 오는 30일 물러나고 나루히토 왕세자가 5월 1일 즉위합니다.

이에 따라 30년간 계속된 '헤이세이' 시대가 저물고 일본은 '레이와' 시대로 접어들게 됩니다.

아키히토 일왕은 아사히신문이 지난 19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왕실에 친밀감을 갖고 있다'는 응답이 7 6%로 나타나는 등 재임 기간 대중 친화적인 왕실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 일본 헌법상 일왕은 국가와 국민통합의 상징이며, 그 지위는 일본 국민의 총의에 기반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올해 12월 만 86세가 되는 아키히토 일왕은 침략전쟁의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국가 원수' 히로히토의 아들입니다.

그는 1995년에 원자폭탄 피폭지인 나가사키와 히로시마를 찾았고 중국, 필리핀 등 일본이 저지른 전쟁으로 피해를 본 나라를 방문했습니다.

그는 한국을 거론하거나 연관 있는 장소를 찾기도 했습니다.

2001년에 "내 개인으로서는 간무 천황의 생모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고 '속일본기'에 쓰여 있는 데 대해 한국과의 연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2005년에는 사이판의 한국인 전몰자 위령지인 '한국평화기념탑'에 참배했고 2007년 도쿄의 지하철 선로에 추락한 일본인을 구하다가 숨진 의인 이수현 씨 추모영화 시사회에 참석했습니다.

2012년에는 '왕비와 함께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일본 매체에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화해 메시지'로 간주된 그의 행보는 과거사를 외면하는 아베 신조 총리와 종종 대비된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말 85세 생일 기자회견에선 "헤이세이가 전쟁이 없는 시대로 끝나게 된 것에 안도하고 있다"고 말한 데 이어 지난 4일 파나마 대통령 부부를 만난 자리에서 "헤이세이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쟁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또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피해 지역을 방문해 무릎을 꿇고 이재민과 대화하는 모습 등을 통해 국민에게 다가가는 이미지로 남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그러나 아키히토 일왕은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직접 사과 등 '파격적' 수준의 과거사 해소까지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왕위를 이어받는 나루히토 왕세자가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태어난 '전후세대'로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주목됩니다.

또 다음달 즉위 후 처음으로 만날 외국 정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 일왕으로서 외교무대의 첫 데뷔에서 어떤 메시지를 꺼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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