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이스카우트 아동 성추행 만연…"72년간 피해자 1만 2천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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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년 역사의 미국 보이스카우트연맹에서 지난 수십 년간 아동 단원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만연했다는 취지의 법정 증언이 공개됐습니다.

1944년부터 2016년 사이 보이스카우트 지도자 7천8백여 명이 소속 아동 단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연맹에서 퇴출당했다고 성범죄 전문 변호사이니 제프 앤더슨이 밝혔습니다.

아울러 이들에 의해 피해를 본 아동 단원의 수는 1만 2천254명에 이른다고 공개했습니다.

이는 버지니아대 정신의학, 신경행동과학과 재닛 워런 교수가 올 1월 보이스카우트 성범죄와 무관한 다른 아동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미네소타의 한 법정에서 증언한 내용입니다.

워런 교수는 2013년 연맹의 요청으로 성범죄에 연루된 부적격 지도자 데이터베이스 전체를 들여다보고 이를 더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연구·조언한 인물입니다.

앞서 2012년에도 언론을 통해 1947∼2005년 사이 아동 단원 성추행 범죄에 연루돼 연맹에서 쫓겨난 지도자 5천여 명의 명단이 공개된 바 있는데 이번에 증언된 규모는 이를 훨씬 뛰어넘는 것입니다.

이는 비교적 최근까지도 보이스카우트 조직 내 아동 단원 성범죄가 만연했을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연맹에서 쫓겨난 지도자 중 사법당국의 처벌로 이어진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연맹 차원에서 조직 내 성범죄 사실을 은폐하려 한 흔적은 없다고 워런 교수는 전했습니다.

앤더슨 변호사의 기자회견은 미국 언론들이 보이스카우트연맹의 과거 아동 성범죄 의혹 관련 기사를 쏟아내며 논란이 확산하는 와중에 이뤄졌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보이스카우트연맹 측도 사태 진화에 부심하는 모습입니다.

연맹은 기자회견을 통해 아동 단원 성범죄 예방 대책을 도입·가동하고 있다면서 시스템의 안전성을 부각했습니다.

또 지난해는 전체 단원 220만 명 중 성범죄 피해자 수는 5명이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연맹 측은 문제가 된 부적격 지도자 명단 전체를 공개하라는 요구는 거부했습니다.

형사처벌을 받지 않은 지도자들의 명단까지 공개하는 것은 인권 침해 요소가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보이스카우트연맹의 아동 성추행 의혹 파문은 법적 분쟁으로 확대되며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변호사들은 이미 미국 전역에서 원고인단을 모집하며, 보이스카우트연맹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뉴욕주를 비롯한 몇몇 주가 범죄 공소시효를 연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이러한 집단소송 추진의 배경으로 꼽힙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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