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순재·정영숙이 말하는 '치매 노부부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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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방송 :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6:00)

■ 진행 : 주영진 앵커

■ 대담 : 이순재 배우, 정영숙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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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영진/앵커: 저는 솔직히 말씀을 드리면 아직 이 영화 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입소문을 많이 타고 있는 것 같고요. 이 영화의 주인공이신 두 분이 제 옆에 앉아계시는데 여러분께 빨리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저는 이분들 뵈니까 상당히 설레기도 하고 기분이 좋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어서 오십시오.

▶ 정영숙/영화배우: 안녕하세요?

▷ 주영진/앵커: 누구라고 굳이 소개 안 드려도 시청자 여러분 다 아시겠죠?대배우 이순재, 정영숙 배우님 나오셨습니다. 영화 로망 촬영이 끝난 게 언제입니까, 선생님.

▶ 이순재/영화배우: 그게 작년 초복에 시작해서 말복에 끝났습니다.

▷ 주영진/앵커: 작년 여름에, 여름에 촬영하신 거군요.

▶ 이순재/영화배우: 네, 여름에 찍었습니다. 청주에서 쭉. 주 무대가 청주인데 거기에서 한 거죠. 한 달 한 열흘 한 4일 걸렸죠.

▷ 주영진/앵커: 아주 길게 촬영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 이순재/영화배우: 집중적으로 촬영을 했습니다.

▷ 주영진/앵커: 집중으로요. 어떤 영화였고 어떤 내용의 감동, 마음이 움직여서 출연하기로 하신 겁니까?

▶ 이순재/영화배우: 우선은 뭐 이제 우리 나이에 사실은 작품에서 주연하기가 쉽지가 않지 않습니까, 연극은 들어가고 있습니다만. 그러니까 우선 내용 보니까 주연이라는데 이거 한번 해 볼만 하다. 그래서 이제 선택을 한 거고 또 이제 어차피 노인들이 주가 되는 작품은 다른 배우도 있겠지만 어차피 현실적으로 봤을 때 그런 작품이 아니겠느냐. 그래서 결국은 이제 가장 우리 가까이에 있는 병 중에 하나가 가장 어려운 병이 치매인데 거기와 관련된 작품이고 또 정영숙 씨는 먼저 결정이 됐고 정영숙 씨와 또 같이 하게 되니까 더욱더 해야겠다는.

▷ 주영진/앵커: 그러면 정영숙 선생님은 먼저 출연을 결정하셨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작품을 고를 때 아까 농담처럼 주연이니까 또 하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만 많은 생각을 하셨을 거 아니에요?

▶ 정영숙/영화배우: 우선은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제 연령에 할 수 있는 역할이었고 또 이 가족사의 이야기는 사실 우리 생활의 어느 가족이나 다 있는 일에 거기에 아픔을 가지고도 사랑이 깔려 있어요. 그 작품이 따뜻함도 있고 아픔도 있고 정말 눈물도 있고 그런 감명을 줄 것 같았습니다.

▷ 주영진/앵커: 치매라고 하는 질환이 사실은 이제 우리 사회에도 심각하게 전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병이지 어느 한 가정, 개인에게 맡겨둬서는 안 된다고 하는 지금 그런 움직임들, 이야기들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 이순재/영화배우: 맞습니다.

▷ 주영진/앵커: 직접 연기하시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어요?

▶ 이순재/영화배우: 치매라는 병이 다른 질환하고는 좀 달라서 육체적으로는 대단히 건강하고 정신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좀 어떤 면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병이다 이렇게 생각이 되는 겁니다. 그다음에 이 치매라는 거는 쉽게 누가 옆에서 붙어 있어줘야 하는 병이란 말이에요, 물론 다른 병도 그러겠지만. 그러나 역시 이 치매라는 것은 환자를 간수하는 게 그렇게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일부 요양원에 넣는 경우도 있고 또 간병인한테 의뢰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러나 그게 가족만큼 그렇게 절절하지 않은 거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느낌은 뭐냐 하면 역시 이런 어려운 병은 부부밖에 없지 않겠느냐라는 생각을 합니다.

가장 가까이 있는 부부가 역시 동행을 할 수밖에 없고 같이 아파할 수밖에 없고 같이 도와줄 수밖에 없는 이런 거를 이제 우리가 하면서도 느꼈어요. 그래서 이제 나도 나이가 있으니까 혹시 내가 걸리면 내 옆에는 누가 나를 도와줄까, 집사람밖에 없더라고 가만히 보니까요. 또 집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 이 작품은 치매라는 본질적인 이야기도 있었지만 끝까지 동행할 수밖에 없는 건 부부밖에 없다. 이것이 진정한 로망이다를 강조한 겁니다.

그래서 로망하면 좋은 시절 또 왕성했던 시절만 생각하지만 노년의 로망은 뭐냐. 결국은 함께 동행하는 거다. 이런 의미에서 이제 이 작품은 사실 그 주제의 의미가 있는 거고 근본적으로 치매에 관한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영화입니다. 그래서 아마 보시게 되면 아, 이 치매라는 병이 뭐 본인이 일반적으로 우리가 피부로 느끼고 있는 조건이지만 영화를 보시면 더 절실하게 그런 의미를 인식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주영진/앵커: 정영숙 선생님께서 치매 환자 연기를 하신 거죠. 하시면서 이순재 선생님과 부부로 배역을 하시면서 일단 저는 모르겠습니다만 연기자분들은 어쨌든 그 역에 몰입을 하시면 실제로 그런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으실 것 같은데.

▶ 정영숙/영화배우: 그렇죠.

▷ 주영진/앵커: 그때 심경이 어떠셨어요? 이제 내가 치매 환자다. 그리고 남편이다, 남편을 몰라 볼 수도 있는 것이고요.

▶ 정영숙/영화배우: 그렇죠. 그런데 이제 그 작품 들어가기 이전에 우선 치매 환자들이 어떤 상황인가를 이제 보게 되잖아요. 보면 참 정말 정말 아픈 실정이더라고요. 예를 들자면 제 아는 주위에도 정말 몇 개 국어나 하는 부인인데도 치매가 와서 남편이 어떻게 할 수가, 혼자 놓을 수 없으니까 강의를 가는데도 데리고 가서 강의를 할 정도의 그런 아픔이잖아요.

그래서 뭐 정말 내가 만약 치매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지만 사실 치매는 자기가 걸리면 본인은 몰라요. 본인은 편안하고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이제 고통을 당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참 이 치매는 걸리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는데 왜 이 치매가 이렇게 왔느냐 이렇게 생각하면 사실 우리가 먹고살기 힘들 때는 치매라는 게 그렇게 없었어요. 먹고사는데 힘들어서 생각할 겨를도 없었는데 저는 이 원인도 이러한 핵가족이 됨으로 인해서 핵가족이 되니까 부모들이 따로 이제 혼자 있게 되는 사람들이 많이 있게 되잖아요.

▷ 주영진/앵커: 그렇죠.

▶ 정영숙/영화배우: 그러면 서로 대화를 하지 못하고 혼자 생각하고 혼자 이렇게 하다 보면 이게 우울증이 돼서 우울증이 더 심해져서 치매가 되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 영화를 보면서 보시는 분들이 어머니, 아버지한테도 정말 만나지 못하면 전화라도 한참 대화를 하게 하셔서 그런 생각을 좀 다른 데 몰입하지 않도록 하는 게 참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던져주는 게 참 많이 있어요.

▶ 이순재/영화배우: 좋은 지적을 했는데 시대적으로 봤을 때 사실 우리가 60년대, 70년대, 80년대 드라마를 쭉 해 왔는데 그 당시에는 가족의 치매 이야기가 거의 없었어요, 드라마의 내용 가운데. 그러니까 그때만 해도 이게 거의 그렇게 일반화 안 된 질환이었다는 건데 근래 와서 이제 확대가 되고 있는데 그러면 그 당시에도 이런 심각성이 있었으면 드라마의 소재로 나올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한 번도 해 본 경험이 없었어요.

▶ 정영숙/영화배우: 해본 적이 없어요.

▷ 주영진/앵커: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먹고사는 데 급선무였던 그 시대적 상황.

▶ 이순재/영화배우: 그러니까 결국 이제 삶의 욕구 때문에 그냥 주야로 뛰다 보니까 사실 치매가 올 수 없는 그런 단계였던, 시절이, 과거 시절이 아니었나.

▶ 정영숙/영화배우: 겨를이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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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영진/앵커: 지금 사실 예전에 왼쪽 상단에도 나가고 있습니다만 노망이라고 하는 표현을 방송에서 참 쓰기도 쉽지 않은 표현인데 로망과 노망 사이. 예전에는 어떤 분들은 치매 환자, 치매라고 하는 질환을 잘 몰랐던 시절인데.

▶ 이순재/영화배우: 노망이라고 그랬죠.

▶ 정영숙/영화배우: 그때는 노망들었다고 그랬죠.

▷ 주영진/앵커: 뭐 드라마나 영화에서 대사에도 많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 이순재/영화배우: 많았죠, 노망이라고.

▷ 주영진/앵커: 무슨 부인을 향해서, 남편을 향해서 노망들었나 이렇게 이야기도 하고 그러는데 최근 들어서 로망 영화가 개봉을 했고, 로망. 얼마 전에 드라마에서 눈이 부시게라고 해서 김혜자 선생님이 했던 그 드라마도 상당히 큰 인기를 끌었는데 주제는, 소재가 같았던 것 같아요, 소재가.

▶ 정영숙/영화배우: 같은 거였죠.

▷ 주영진/앵커: 소재는 같았는데 로망이라고 하는 영화에서는 아까 선생님이 말씀하셨습니다만 치매를 소재로 한 사랑 이야기.

▶ 이순재/영화배우: 부부의 문제. 부부의 의미.

▷ 주영진/앵커: 부부의 의미. 부부의 의미. 이 영화를 보시는 분들이 이순재 선생님과 정영숙 선생님의 어떤 대사에 공감을 많이 하실 거라고 생각하세요?

▶ 이순재/영화배우: 글쎄, 이제 한쪽이 치매가 걸리니까 사실 정상적인 어떤 그 의미의 대화 교환은 잘 안 됩니다.

▷ 주영진/앵커: 그러겠죠.

▶ 이순재/영화배우: 동문서답이 되니까. 그런데 이제 우리가 어떤 적이 있었냐 하면 대화가 안 되니까 편지를 주고받는 게 있어요. 그래서 이제.

▶ 정영숙/영화배우: 동반 치매가 왔거든요.

▷ 주영진/앵커: 아, 나중에는.

▶ 정영숙/영화배우: 나중에는.

▶ 이순재/영화배우: 그래서 오늘 뭐 뭐 합시다 써 붙이면 거기에 답변을 글로 써서. 이런 식으로 이제 우리가 표현하는 방법이 있었는데 그게 아주 재미있는 발상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주영진/앵커: 정영숙 선생님은 대사 중에 어떤 대사, 어떤 장면이 기억이 나십니까?

▶ 정영숙/영화배우: 뭐 장면에 생각나는 장면은 많아요. 정말 그야말로 남편이 가부장제도로 인해서 밑에 내막적으로는 사랑을 가지고 있지만 표현 안 하는 남자 있잖아요. 그런 것에 인내로 참다가 터지는 장면, 그런 게 또 한 번 있었고 이제 저는 정말 이제 모든 걸 포기하고 가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이제 남편한테 그래도 마지막 좀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하고 싶은 말 없냐 그러니까 반가워 그러는데 기가 막히죠, 저로서는. 그래서 저도 그래요, 저도 반가워요 하고 대답했던 그런. 그런데 그 하나하나 대사가 참 의미가 있었어요. 그래서 던져주는 게 참 묘미가 있으리라 봅니다.

▷ 주영진/앵커: 그러면 이번 영화를 연출한 감독은 과연 이 영화를 어떻게 시청자분들에게 설명을 할지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주영진/앵커: 정영숙 선생님과 이창근 감독이 거의 같은 장면을 꼽아주셨는데요.

▶ 이순재/영화배우: 그렇습니다.

▷ 주영진/앵커: 영화를 이제 극장 가서 봐야겠습니다만 그 전에 이 장면은 제가 살짝 보여드려도 되겠죠? 두 분 다 말씀을 하셨으니까 한번 어떤 장면인지 시청자 여러분, 한번 보시죠.

▷ 주영진/앵커: 알겠습니다. 이순재 선생님, 정영숙 선생님이 연기하신 로망이라는 영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부모님들에게 또 같이 살고 있는 배우자들에게 자주 관심을 나타내고 전화도 드리고 그래야겠다는 생각, 영화를 보지도 않았는데 저 장면만 보더라도 생각이 드네요. 부모님 생전에 계신 분들은 꼭 오늘 선생님들께서 하신 말씀 지키시기 바랍니다. 이순재 선생님, 정영숙 선생님 연기하신 지가, 죄송합니다. 연기하신 지가 몇 년 되셨죠?

▶ 이순재/영화배우: 이제 육십. . . 육십 한 2~3년 되겠네요.

▷ 주영진/앵커: 62, 63년.

▶ 이순재/영화배우: 56년도에 시작을 했으니까.

▷ 주영진/앵커: 그러면 인생 전부가 연기셨네요.

▶ 이순재/영화배우: 그거밖에 할 줄 아는 게 없으니까. 할 줄 모르니까, 다른 거는 뭐.

▷ 주영진/앵커: 56년에 연기 시작하셨으면 한 63년 하신 거고요. 정영숙 선생님은.

▶ 정영숙/영화배우: 51년째입니다.

▷ 주영진/앵커: 51년.

▶ 정영숙/영화배우: 제가 68년도에 시작했습니다, 대학교 4학년 때.

▷ 주영진/앵커: 그러면 두 분의 연기 인생만 합쳐도 벌써 한 110년이 훌쩍 넘어가네요.

▶ 이순재/영화배우: 글쎄 말이에요. 그거는 엊그제 같은데 벌써 그렇게 됐어요.

▷ 주영진/앵커: 인생과 연기. 어떻습니까? 이제 선생님 정도 연배가 되시면 후배들이 아마 자주 질문도 하고 팬들 또 시청자분들께서도 아마 우연한 기회에 만나시게 된다면 꼭 질문할 것 같아요.

▶ 이순재/영화배우: 이제 물론 연기라는 것은 하나의 허구의 인물을 현실화시키는 그런 작업입니다. 그러니까 작품 속에 그려진 인물을 글로 쓰인 인물을 몸으로 표현해내는 것. 그래서 살아 있는 인물을 만들어내는 게 이제 연기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물론 이제 그 작품의 조건이나 혹은 작품의 품격에 따라서 차이가 있겠지만 대단히 이해하기 쉬운 일반적인 우리 연기의 형태가 있고 조금 더 고급스럽고 고도의 연기의 형태가 있습니다.

그래서 연기라는 건 뭐 여러 가지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데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또 연기 중에 하나예요. 그러면서 상당히 또 어려운 것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항상 늘 제 나름대로 느끼는 게 이 연기라는 게 끝이 없구나 하면서도 아, 완성이 없구나 하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항상 새로운 거에 대한 도전이고 새로운 걸 만들기 위한 하나의 노력이지 그 자체가 완성은 아니다는 이야기예요. 왜냐하면 끝나고 나면 후회할 인생이거든요. 아, 저기에 조금 더 했을 걸, 이게 조금 부족하구나 하는 게 이제 평생 해오면서 느끼는 거고 지금도 느끼는 겁니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가 연극은 인생이고 인생은 연극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똑같은 이야기예요. 결국은 인간의 생애, 또 인간이 자기가 살아가는 여러 가지 형태의 인물을 나를 통해서 재연하는 그게 바로 연기자의 하나의 몫이다 이렇게 생각이 들었을 때 그런 의미가 상당히 연기를 지속할 수 있는 하나의 요인이 아니었겠나.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 주영진/앵커: 선생님 말씀 들어보면 연기에도 완성이 없듯이 인생도 어떤 면에서 완성이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외람되지만 한번 해봅니다. 그 말씀 들으면서 생각이 들었고요. 정영숙 선생님은 지난 51년 연기하시면서 또 한 인간으로서 살아온 인생. 지금 한번 돌아보면 또 어떤 생각이 많이 드세요?

▶ 정영숙/영화배우: 참 후회는 없고요. 정영숙이었으면 한 인생밖에 살지 못했을 것을 그래도 많은 작품 속에서 인생들을, 많이 많은 사람의 인생을 살아봤잖아요. 사실 뭐 우리 지구상에 있는 그 그 많은 사람들이 다 드라마는 갖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참 그래도 제 나름대로도 조금은 보람이 있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 주영진/앵커: 연기자의 길을 선택하신 거는 전혀 후회하지 않으십니까? 어떻습니까?

▶ 정영숙/영화배우: 네, 전혀 후회 없습니다. 처음에는 뭣 모르고 들어왔을 때는 후회 좀 했었어요. 그래서 아, 이거는 나하고 안 맞는 직업이야 이렇게 생각을 했었는데 그다음에 이제 시작하면서부터는 너무너무 보람을 느낍니다.

▷ 주영진/앵커: 연기자에 대한 인식이 예전과 지금은 천양지차죠.

▶ 정영숙/영화배우: 그렇죠.

▷ 주영진/앵커: 처음 연기 시작하셨을 때는.

▶ 정영숙/영화배우: 처음에는 우리 어머니도 얼마나 반대했었거든요.

▶ 이순재/영화배우: 저희 60년대 우리들이 시작할 때는 이거는 수익성도 거의 없고 그다음에 사회적인 인식도 맨 바닥입니다. 그래서 왜냐하면 소위 우리 직종은 일부 비하해서 딴따라 딴따라 하는 그런 시절인데 그거는 하나의 역사성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 공연 역사가 거의 없는 나라예요. 이 결국은 알아보니 일본에서 다 들어오는데 일본과 중국만 해도 나름대로의 무대 공연의 형태가 전통적으로 있었어요. 중국은 경극의 형태가 있었고요. 일본은 가부키라는 형태가 있었고 우리는 그 자체가 전무했어요. 그러다 보니 직종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천박할 수밖에 없는 거고 그래서 그런 비하가 있었고 또 사실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이제 왜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을 했냐는 건 나름대로 우리가 이 분야에 대한 하나의 예술성, 창조성을 봤기 때문에 그런 거예요.

▷ 주영진/앵커: 예술이다, 연기도 예술이다.

▶ 이순재/영화배우: 예술이다. 물론입니다.

▷ 주영진/앵커: 선생님, 영화 로망 보실 분도 계시고 또 못 보실 분들도 계실 텐데 말이죠. 영화 로망을 보고 나서 관객이 어떤 걸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세요?

▶ 정영숙/영화배우: 아마 뭐 그거는 미리 이야기하는 게 좋을지 모르겠지만 온 가족이 같이 봐도 정말 자녀한테 던져주는 것도 있고 자녀는 또 부모를 생각하는 것도 있어서 제가 이렇게 시사회를 이렇게 보면서 사람들을 보니까 마지막 때에 그냥 바로 일어나지를 못하더라고요. 그 우리 작품이 이렇게 생각을 해주는 게 있으리라 봅니다. 그래서 어른은 어른대로 또 후세는 후세대로 느낄 게 있으니까 와서 보시면 아실 겁니다.

▷ 주영진/앵커: 이순재 선생님도 짧게 한번 우리 시청자 여러분들에게 한말씀 해주시죠.

▶ 이순재/영화배우: 맞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혹시 황혼 이혼을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으면 좀 잠깐 생각을 좀 멈추셨으면 어떻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뭐냐, 이 세상에 가장 가까운 건 부부밖에 없다는 걸 강조하는 겁니다. 물론 이 병뿐만 아니라 어떠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만 특히 이 병에서는 내 옆에서는 나를 끝까지 지켜줄 사람은 내 아내, 내 남편밖에 없다는 것을 이 작품을 통해서 강하게 우리가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현실적으로도 그렇고요. 그런데 이제 문제는 부부가 공존하고 있는 입장은 괜찮지만 혼자되는 분들, 그다음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 이게 상당히 수가 많은데 이거는 이제 국가가 관심을 가지고 거기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주면 어떻겠나 생각합니다.

▷ 주영진/앵커: 알겠습니다. 이순재, 정영숙 선생님과의 행복한 인터뷰였습니다. 두 분 말씀 듣다 보니까 오늘 또 두 분께서 이 노래 선택해주셨다고 하는데 바램이라고 하는 노래죠, 노사연 씨가 아마 부른.

▶ 정영숙/영화배우: 네, 가사가 너무 좋습니다.

▷ 주영진/앵커: 내 손에 잡은 것이 많아서 손이 아픕니다. 등에 짊어진 삶의 무게가 온몸을 아프게 하고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저 높은 곳에 함께 가야 할 사람 그대뿐입니다. 이순재 선생님, 정영숙 선생님 인터뷰하면서 저는 행복했고.

▶ 이순재/영화배우: 감사합니다.

▷ 주영진/앵커: 또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도 많이 나서 제가 잠깐 또 울컥하기도 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시간이 되시면 영화 로망 보시면서 가족애 한번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주영진의 뉴스 브리핑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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