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국 3주째 '봄 홍수'…70명 사망·주민 대피령


지난달 19일부터 이란 북부에서 시작된 호우가 3주간 계속되면서 이란 전역에서 대규모 홍수 피해가 났습니다.

집중 호우와 하천 범람으로 이란에서 70명이 사망했으며, 1천889개 도시와 마을이 단전, 단수, 침수되는 등 31개 주 대부분에서 홍수 피해가 났습니다.

겨울철이 우기인 이란에서 이번처럼 장기간 광범위하게 많은 비가 내린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기온이 낮은 북부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눈으로 바뀌면서 폭설로 마을이 고립되거나 가옥이 무너지는 재해가 발생했습니다.

이란 도로교통·도시개발부는 227개 도로, 1만 4천㎞가량이 폭우, 폭설로 끊겼다고 집계했습니다.

이란 남부 아흐바즈 주 정부는 주말에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강 주변의 14개 마을에 대피령을 내렸습니다.

이란의 대규모 수해에 유럽연합(EU)은 120만 유로(15억 원)의 구호 자금을 편성했습니다.

독일적십자사는 구조용 보트 40척과 구조 장비를 이란적십자사에 전달했고, 프랑스 정부도 펌프 114대, 구호품 112t을 지원했습니다.

걸프 지역에서는 쿠웨이트가 구호품을 이란에 기부했습니다.

반면 미국과 이란은 이번 홍수를 두고도 설전을 벌였습니다.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2일 이번 홍수로 이란 정권의 위기 대처 수준이 새삼 드러났으며, 관리 부실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이란 정권이 이번 재난의 원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국제 적십자·적신월사를 통해 이란의 수해 복구를 기꺼이 돕겠다며, 이란적신월사에 직접 돈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같은 날 트위터에 이란적신월사에 미국이 돈을 지원한다는 말은 가짜뉴스라며, 미국의 대이란 제재 탓에 구호 자금이 이란에 전달되지 못했습니다.

미국은 그들의 '경제 테러리즘'을 실토해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아미르 하타미 이란 국방장관은 미국의 제재 탓에 국제 사회가 지원하는 구호품이 이란에 운송되지 못한다며 그들이 구사하는 여론전과 달리 미국은 홍수로 생명이 위험해진 이란 국민에게 전달될 생활필수품도 막는 악의를 드러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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