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강원도 산불은 맹렬한 기세로 도심까지 덮치면서 수많은 시민들이 눈앞에서 거센 불길을 마주했습니다. 현장에서 저희에게 보내주신 영상과 사진 속에도, 산불이라는 재난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생생하게 담겨있습니다.
한지연 기자입니다.
<기자>
불이 난 산길을 따라 차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들. 가야 할 길이라 어쩔 수 없이 조심조심 불길 속을 뚫고 지나갑니다.
[(안 보인다. 안 보여.) 넘어갔다. 넘어갔어. 지금 우리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거야.]
처음에는 강 건너 불구경이었지만
[(우와 다 탄다. 다 타. 저기 시뻘겋다. 이거 온 산이 다 (불)붙었다. 이거 어떻게 끄나?) 못 꺼 못 꺼.]
불이 점점 가까워 오자 두려움을 호소합니다.
[(오우. 열기 봐. 문 다 닫았는데 열기가…) 지옥인데? 우리, 우리…망한 거 같은데? 천천히 가 아빠. 브레이크 브레이크. (겁난다, 겁나.)]
시뻘건 화염에, 또 뜨거운 열기에, 공포감은 극도에 달합니다.
[뜨거워 아…무섭다.]
나무를 불쏘시개 삼아 무섭게 번지는 불길에 발만 동동 구르다
[이렇게 가까이서 제 눈으로 보고 있다는 게 너무 믿기지가 않고 정말 안타까운…]
[조만간 여기 이 건물 덮치겠는데…]
직접 불 끄기에 나서기도 합니다.
[소방차가 부족한 상황이어서 지금 여기 직원들이 불을 끄고 있습니다.]
차며 건물이며 모두 다 타들어가는데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
[소방차가 없어서 버스가 타고 있어…]
무력감과 상실감에 빠집니다.
[가정집 이거 하나가…하나가 이렇게 되다니…]
도로 위는 차량들이 뒤엉켜 엉망진창이 됐습니다.
제보 사진 한 장에도 두려움이 담겨 있습니다.
무섭게 솟구치는 산불을 등지고, 구급차를 가림막으로 쪼그리고 앉은 모습을 보면 화마의 공포가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영상편집 : 최철호, 제보영상 : 김범찬 · 김정훈 · 장일기 · 김수현 · 한동규 · 이길환 · 김수민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