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연예인 · 부유층 자제 · 아레나 MD '불법영상 단톡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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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는 저희가 단독 취재한 내용 이어가겠습니다. 연예인들이 SNS 단체 대화방에서 불법 영상을 서로 돌려보고 퍼뜨렸다는 사실에 많은 분들이 놀라고 분노했습니다. 그런데 이와 거의 똑같은 단체 대화방이 더 있다는 것을 저희 취재팀이 확인했습니다.

그 대화방에는 부잣집 아들과 영화배우, 모델, 그리고 최근 문제가 된 클럽 아레나의 직원도 들어있었습니다. 연예인들이 그랬던 거처럼 그들도 불법으로 찍은 영상을 대화방에서 서로 공유했는데 피해자가 수십 명일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과 검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먼저 정다은 기자가 단독 취재한 내용 보시겠습니다.

<기자>

A 씨는 지난 2016년 연인 관계였던 사업가 김 모 씨의 외장 하드를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호기심에 열어본 외장 하드에는 A 씨 몰래 촬영한 성적 동영상과 사진이 가득했습니다.

[A 씨/피해자 : 컴퓨터에 연결해봤더니 너무 많은 영상, 사진부터 해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발견한 거예요. 다른 USB에다가 조금이라도 옮겨 놔야겠다 싶어서…]

외장 하드에서 옮겨 담은 영상이 극히 일부였는데도 성적인 장면이 1백 개가 넘었고 불법 촬영된 것은 A 씨만이 아니었습니다.

여성 수십 명을 상대로 불법적인 촬영을 했는데 다들 심하게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A 씨/피해자 :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상습적으로 이런 걸 찍어오던 사람이구나. 다른 사람들은 자기가 찍힌 지도 아마 모를 거예요. 다 너무 취해있고 너무 인사불성에 몸도 못 가누고…]

이 많은 불법 영상은 누가 찍은 걸까. A 씨는 김 씨 혼자 촬영을 한 게 아니라고 말합니다.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김 씨와 지인들이 서로 불법 촬영물을 공유하는 것을 수차례 목격했다는 겁니다.

[A 씨/피해자 : 단체 카톡방 노는 사람들 무리가 있는데 너는 뭐 하고 있어 이러면 침대에서 여자는 막 나체로 누워 있는데 사진 찍어 가지고 돌려보면서…]

가수 정준영 씨와 지인들의 동영상 불법 촬영, 유포 사건과 판박이입니다.

[A 씨/피해자 : 차에서 자기네들끼리 관계를 하는데 그걸 또 단체대화방에다 서로 보내서 아무렇지 않게 보고…]

불법 촬영물이 공유됐다고 지목한 단체 대화방은 모두 2개.

한 단체 대화방에는 김 씨를 비롯해 영화배우 신 모 씨와 한 모 씨, 모델 정 모 씨 등이 연예인들이, 또 다른 대화방에는 삼성 계열사 前 사장 아들 등 부유층 자제와 아레나 클럽 MD가 속해 있었다고 합니다.

[A 씨/피해자 : 아레나를 한참 많이 다니고 그곳에서 뭔가 일들이 일어나서 이렇게 영상 촬영하고 이렇게 하지 않았나. 거의 매주 가다시피 했던 걸로 알고 있어서.]

A 씨는 지난해 7월 김 씨를 검찰에 고소했고 수사지휘를 받은 강남경찰서는 압수수색 등으로 증거를 확보해 8달 만에 김 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검찰은 단체대화방 구성원들에 대한 추가 고발장을 접수하고 나머지 단체 대화방 멤버들을 상대로 수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김용우, 영상편집 :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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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영상에 찍힌 피해자가 수십 명은 돼 보이는데 경찰은 고소한 사람 말고 다른 피해 여성들은 전혀 수사하지 않았습니다. 그뿐 아니라 불법 촬영물이 들어있는 외장 하드가 핵심 증거라고 알려주기까지 했는데도 경찰은 그것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경찰 수사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는 김수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피해자 A 씨는 불법 촬영과 유포 혐의로 김 씨를 고소한 뒤 경찰에 다른 피해 여성이 더 있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습니다.

자신이 확보한 영상 속 여성이 수십 명에 달하고 불법 촬영 당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하지만 관련 증거를 확보하고도 다른 피해 여성에 대해 아무런 조사도 하지 않았습니다.

A 씨는 또 고소장에 김 씨 지인들이 여성에 대한 성적 영상을 몰래 촬영하고 김 씨와 공유한 사실을 적시하는 등 추가 가해자가 누구인지까지 밝혔지만, 이 역시 무시됐습니다.

경찰의 소극적 수사 태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불법 촬영물이 들어 있는 외장 하드의 존재를 알렸는데 이런 핵심 증거물조차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A 씨/피해자 : 압수수색 영장이 안 떨어지고 뭐 이래저래 조금 사건이 너무 지체되면서 수사가 길어지더라고요.]

경찰은 김 씨가 외장 하드 임의 제출을 거부했고 주거지를 한차례 압수수색했지만, 외장 하드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이 찾지 못할 만큼 꽁꽁 숨겨뒀던 걸까.

확인 결과 수사가 진행됐던 지난해 10월, 외장 하드는 김 씨 사무실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핵심 증거물이 어디에 있는지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은 겁니다.

[김정환/피해자 변호사 : 영장 범위가 제한되어서 증거 확보가 전혀 안 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피해자가 사실 굉장히 큰 좌절감을 느꼈고…]

경찰의 이런 수사 태도에 피해자는 극도의 불안감을 토로했습니다.

[A 씨/피해자 : 저도 모르게 어딘가에 다 유출이 되거나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다는 그 불안감이 지금까지도 너무 커요.]

자신뿐 아니라 다른 피해 여성들도 걱정이라고 호소합니다.

[A 씨/피해자 : 아무렇지도 않게 여자들을 물건 취급하면서 자기네들끼리 이렇게 했을 거 아니에요. 근데 이게 조금 이게 정말 잘못되고 나쁜 행동이라는 걸 본인들이 좀 알고…]

소극적 수사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경찰은 김 씨의 주거지가 일정하지 않아 압수수색에 어려움이 있었고 수사는 검찰 지휘에 따라 진행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김용우, 영상편집 : 오영택)

(SBS 비디오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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