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대 도시 시카고가 커밍아웃한 흑인 여성을 차기 시장으로 선출했습니다.
미국 대도시에서 흑인 여성, 그것도 성소수자 시장이 나온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시카고 시장 선거 결선 투표에서 정계의 새 얼굴인 56살 로리 라이트풋 전 연방검사가 거물급 정치인 토니 프렉윈클을 압도적 차로 누르고 승리했습니다.
개표가 66% 진행된 가운데 득표율이 75% 대 25% 선을 크게 벗어나지 않자 AP통신은 라이트풋 승리를 단언했습니다.
라이트풋은 이번 선거에서 급부상한 시카고 정계의 새 얼굴로, 경찰 감독·감찰 기관의 수장으로 더 잘 알려졌습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람 이매뉴얼 현 시장이 3선 불출마를 선언하기 전, 이매뉴얼 시장을 겨냥해 시카고 시장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연방 검찰청 일리노이 북부지원 검사와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 등으로 활동했으며, 흑인 소년 16발 총격 사살 사건 재수사 과정에서 경찰위원회 의장으로 일하며 주민들의 기대를 모았습니다.
3선을 준비 중이던 이매뉴얼 시장이 지난해 9월 돌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시카고 시장 선거에는 무려 21명의 후보가 뛰어들었습니다.
정치적으로는 진보적이지만 사회문화적으로 보수적인 시카고에서 사회적 약자로 분류되는 흑인, 여성, 동성애자 수식어가 붙는 정치 무경험자가 시장이 된 데 대해 현지 언론은 부패한 시카고 정치에 신물 난 유권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시카고 시는 1979년 첫 여성 시장 제인 번에 이어 1983년 첫 흑인 시장 해롤드 워싱턴을 선출했고, 최초의 흑인 여성 연방상원의원 캐롤 모슬리-브론과 첫 흑인 대통령 오바마를 배출했습니다.
라이트풋은 오하이오 주 매실런에서 태어나 미시간대학(앤아버)과 시카고대학 법대를 졸업했고, 동성배우자 에이미 에술먼과의 사이에 딸 1명을 뒀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