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우세' 터키 수도·이스탄불 승부 미확정…與 이의 제기


터키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앙카라와 이스탄불에서 야당이 앞서는 이변이 벌어졌지만 여당의 이의 제기로 승부 확정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아나돌루통신 등 터키 매체에 공개된 개표 결과에 따르면 수도 앙카라 광역시장 선거에서는 개표가 99.82% 진행된 1일(현재시간) 오후 현재 제1 야당 '공화인민당'(CHP) 소속 만수르 야와시 후보가 50.90%를 득표해 여당 '정의개발당'(AKP)의 메흐메트 외즈하세키 후보에 3.8%포인트(p) 앞섰다.

최대 도시 이스탄불 광역시장 경쟁에서는 개표가 99.8% 진행된 현재 CHP의 에크렘 이마모을루 후보가 48.78%, AKP 후보 비날리 이을드름 전 총리가 48.52%를 각각 얻었다.

두 후보의 득표율 차는 0.26%p에 불과하다.

이대로 순위가 확정된다면 앙카라에서는 25년만에 처음으로 광역시장 권력 교체가 이뤄진다.

이스탄불에서 현직 구청장인 이마모을루 후보가 이긴다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오른팔'을 꺾는 이변에 성공하게 된다.

사전 여론조사에서 앙카라는 야와시 후보가 2∼3%p 차 우위를 유지했다.

이스탄불에서는 선거 전 한달간 조사 주체에 따라 오차범위 이내에서 1위 후보가 다르게 나타났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체 득표율(단체장)은 AKP가 44.3%를 득표, 30.1%를 얻은 CHP에 여유 있게 승리했지만 터키 안팎에서 이스탄불과 앙카라에 주목하는 것은 두 지역이 갖는 정치적 의미와 상징성 때문이다.

터키 지방선거에서는 전통적으로 '이스탄불에서 이기면 터키에서 승리하고, 앙카라에서 지면 터키에서 패한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양대 도시의 성적이 승패의 또다른 가늠자 역할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유세 기간 이스탄불을 여러 차례 찾아 이을드름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전문가들은 여론조사 등을 바탕으로 이스탄불에서는 이을드름 후보를, 앙카라에서는 야와시 후보의 승리를 각각 점쳤다.

앙카라에서의 지지율 차이도 오차범위 이내여서 양대 도시 모두 AKP가 독식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따라서 이스탄불과 앙카라 모두 야당 후보가 앞선 결과는 AKP에 이변이자 타격일 수밖에 없다.

AKP는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AKP의 이스탄불 시장 후보 이을드름 전 총리는 언론 앞에서 "여전히 개표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KP가 개표 부정·오류를 파악해 개표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같은당의 앙카라 시장 후보 외즈하세키는 "수천개 투표함에서 개표 오류가 있었던 것이 명백하다"면서 투표함 봉인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AKP 당직자는 이의 제기에 따라 재검표가 이뤄지면 승패가 뒤바뀔 것으로 확신한다고 취재진에 말했다.

이스탄불과 앙카라의 총투표수는 886만표와 336만표로, 재검표와 결과 확정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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