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신학기부터 일본 초등생들이 독도가 일본의 '고유영토'이고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억지 주장이 강조된 새 교과서를 놓고 공부하게 됩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오늘(26일) 교과서 검정심의회 총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도쿄서적, 니혼분쿄 출판, 교이쿠 출판 등 3개 출판사의 사회과 교과서 12종에 대한 검정을 모두 승인했습니다.
이번 검정은 2017년 개정된 문부성의 신학습지도요령에서 독도를 '일본의 고유영토'로 다루도록 하고,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다'라고 기술토록 주문한 뒤 처음 실시된 것입니다.
이번에 검정을 통과한 4학년용 3종 교과서는 모두 직전인 2014년 검정 때와 마찬가지로 지도 상의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하거나, 울릉도와 독도 사이에 경계선을 두어 일본 영토임을 강조했습니다.
또 5~6학년용 3종 전체는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이고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쓰는 등 독도에 관한 내용이 양적으로 늘고, 지도와 사진 같은 시각 자료도 상대적으로 많아졌습니다.
앞서 2014년 검정 때는 일부 교과서엔 '불법 점거'라는 표현이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일본 정부는 '한 번도 다른 나라의 영토가 된 적이 없다'는 의미에서 '고유'라는 표현을 강조토록 하고 있습니다.
또 5~6학년용 사회과 모든 교과서는 '한국의 (독도) 불법 점령에 일본이 계속 항의하고 있다'는 표현을 새롭게 넣어 국수주의 성향을 보이는 아베 총리 정권의 외교적 노력을 부각하는 등 정치적 색깔을 담기도 했습니다.
일본 중고등학생들 대부분은 이미 신학습지도요령이 시행되기 전부터 독도 등에 대해 일본의 영유권 주장이 한층 상세히 기술된 내용의 교과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신학습지도요령은 중학교의 경우 2021년부터 전면 적용하고, 고등학교는 2022년 신입생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 밖에 이번에 검정을 통과한 초등학교 새 교과서에선 서기 5~6세기에 주로 한반도에서 일본 열도로 건너가 선진문화를 전파한 도래인과 에도 막부 시기에 파견됐던 조선통신사 관련 기술 내용이 일부 줄었습니다.
특히 교이쿠출판이 제작한 6학년용 새 교과서는 임진왜란에 대해 '국내를 통일한 히데요시가 중국을 정복하려고 2차례에 걸쳐 조선에 대군을 보낸 것'이라고 기술해 조선 침략전쟁 사실을 왜곡했습니다.
일본인에 의한 조선인 학살사건이 있었던 간토 대지진에 대해선 도쿄 서적 6학년용 교과서가 학살의 주체를 기술하지 않고, 희생자 수도 막연히 언급하는 데 그쳤습니다.
일본의 전쟁 책임 문제에 대해선 검정을 신청한 3곳 중 니혼분쿄 출판만 "전쟁 중의 피해에 대한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지금도 있다"라고 기술했을 뿐, 다른 교과서는 이를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