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의 눈은 냉정했다.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이 최악의 성적으로 극장가에서 퇴장할 전망이다.
1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자전차왕 엄복동'은 11일 전국 42개의 스크린에서 595명의 관객을 동원해 누적 관객 수 16만 9,377명을 기록했다.
'자전차왕 엄복동'은 총 제작비 150억을 투입한 대작이다. 손익분기점은 400만. 지난해 '염력', '인랑', '물괴', '창궐' 등 100억대 대작이 모두 흥행에 실패했지만 모두 70만 이상의 관객은 동원했다. '자전차왕 엄복동'이 기록한 마이너스 수익률은 최근 3년간 100억 이상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 중 최악 수준이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2월 27일 문화의 날 개봉해 할인 티켓의 힘이라도 기대했지만 관객은 내실의 영화에 눈을 돌렸다. 개봉 첫날 제작비 10억의 저예산 영화 '항거'에 두 배 가까이 뒤지며 박스오피스 5위로 출발했고, 기상영작 '증인', '사바하'에도 밀렸다.
신작 효과도 보지 못했다. 일주일 후 '캡틴 마블'이 개봉하자 박스오피스 10위권 밑으로 곤두박질쳤다.
타이틀롤을 맡은 정지훈을 비롯한 배우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노력만으로도 안 되는 것이 있었다. 영화의 완성도였다. 무리한 픽션을 가미한 각본은 둘째치고 100억대 영화라고는 믿을 수 없는 조악한 CG는 기술 수준이 상향 평준화된 충무로에서 놀라울 정도로 튀는 결과물이었다.
대중의 무관심과 관람객의 냉정한 혹평에 '자전차왕 엄복동'은 사실상 개봉 2주 만에 백기를 들었다. 오는 14일 VOD 출시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