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의 폭로로 불거진 우윤근(61) 주러시아 대사의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남우 부장검사)는 모레(27일) 오전 9시 30분 부동산 개발업체 C사 대표 장 모 씨를 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입니다.
앞서 장씨는 지난 18일 우 대사를 사기 및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장씨는 2009년 4월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우 대사가 조카를 포스코에 취업시켜주겠다고 해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우 대사를 만났고, 두 차례에 걸쳐 500만원씩 모두 1천만원을 건넸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장씨는 이후 조카의 취업이 이니뤄지지 않아 취업 사기를 당한 것이며, 우 대사 측이 20대 총선을 일주일 앞둔 2016년 4월 자신에게 1천만원을 돌려줬다고 주장했습니다.
우 대사 측은 2009년 장씨를 만난 것은 맞지만 부당한 금전 거래가 전혀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2016년 장씨에게 1천만원을 준 것은 그가 돈을 주지 않으면 피켓 시위를 한다는 협박을 했기 때문이며 선거에 악영향을 줄까봐 차용증까지 쓰고 빌려줬다는 것입니다.
우 대사 측이 공개한 차용증에는 우 대사 측근인 김영근 중국 우한 총영사의 친척인 허 모 씨 명의로 돈을 빌려준 것으로 돼 있습니다.
이에 장씨는 우 대사 측근과의 녹취록을 공개하며 반박에 나섰습니다.
녹취록에는 "정치적으로 민감하시다고 그러니까 차용증으로 대체 하시고요. 그 돈은 제가 갚는 돈이 아니고 실제로 (우윤근) 의원님한테 받을 돈을 받는 것"이라는 장씨의 음성이 담겨있습니다.
우윤근 대사 측은 장씨가 특정 답변을 유도하기 위한 의도적 대화를 하고 이를 녹취한 것이라며 장씨를 무고죄로 맞고소한 상탭니다.
결국 금품거래가 위법했는지 등은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사안은 2015년 한차례 언론에 보도됐다가 김태우 전 수사관이 우 대사 등 여권 인사의 비위 첩보를 수집하다 청와대 눈 밖에 났다고 주장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이미 장씨는 2015년 3월 검찰에 이 같은 내용의 진정서를 냈으나 우 대사에 대한 검찰 조사가 이뤄지지는 않았습니다.
장씨는 대형 리조트 사업을 추진하던 조 모 변호사에게 속아 수십억원의 피해를 봤다는 취지로 고소를 했고, 이 과정에서 조 변호사가 우 대사의 측근이라는 내용을 담은 진정서도 제출했습니다.
장씨는 당시 진정서에 조 변호사가 김찬경 전 미래저축은행장으로부터 1억2천만 원을 받았고, 이 중 1억 원이 우 대사에게 전달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도 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당시 장씨의 진정서는 조 변호사 관련 사건을 '혐의없음'으로 처리한 뒤 접수됐다"며 "장씨에게 정식 수사를 원한다면 별도로 (우 대사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면 된다고 안내했으나 장 씨 측에서 고소하지 않아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