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5년 만에 그리스 방문…"그리스 재기 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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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삼엄한 경비 속에 아테네에 도착해 이틀에 걸친 그리스 방문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현지 시간으로 어제(10일) 저녁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만나 그리스의 구제금융 체제 이후의 양국 관계의 증진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메르켈 총리가 그리스를 찾은 것은 약 5년 만으로, 지난 2014년 방문은 그리스가 재정난으로 국가 부도 위기에 몰려 구제금융을 받고 있던 시점이어서 긴축에 항의하는 성난 시위대의 격렬한 시위로 얼룩진 바 있습니다.

치프라스 총리는 회담 후 "게으른 그리스인과 엄격한 독일인이라는 고정관념은 끝났다. 우리는 새로운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 독일과 그리스 사이의 협력은 향후 결정적으로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메르켈 총리에게 "지난번 방문 때는 위기가 절정에 달했을 때"라며 "지금 당신이 방문한 곳은 다른 그리스, 엄청난 고난 뒤에 금융위기를 극복해낸 그리스다"라고 말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이번 방문과 내가 할 일의 목적은 그리스가 재기해 시장에서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독일은 3차례에 걸친 그리스의 구제금융 기간 개별 국가로는 가장 많은 돈을 그리스에 빌려줬습니다.

그 대신 연금과 임금 삭감, 세금 인상 등 고통스러운 긴축을 앞장서 요구해 그리스 시민 들로부터 큰 원성을 샀습니다.

메르켈의 이번 방문에서도 구제금융에 불만을 표출해온 좌파와 극우 단체를 중심으로 항의 시위가 펼쳐졌고, 결국 경찰은 최루탄을 쏴 시위대를 진압했습니다.

경찰은 또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아테네 시내 대부분 지역에서의 시위를 금지하고,주요 거리와 지하철역도 폐쇄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그리스 방문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 몇 년간 많은 그리스인들이 큰 어려움을 겪은 것을 알고 있다"며 "유럽은 3차례의 구제금융을 매개로 그리스에 연대를 표명했고, 재정 안정을 달성하기 위한 그리스 정부의 개혁 작업을 지지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스는 2010년부터 8년 동안 이어진 구제금융 체제 동안 재정 지출을 큰 폭으로 삭감하는 등 허리띠를 바짝 졸라맨 탓에 경제 규모는 4분의 1가량 쪼그라들었고, 전체 국민의 약 3분의 1은 빈곤층으로 전락했습니다.

또한, 실업률과 청년실업률은 한때 각각 28%, 58%까지 치솟았지만, 현재는 실업률이 19%를 하회하는 선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리스는 지난해 8월에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을 졸업했으나, 국내총생산의 180%에 달하는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 국가 재정을 정상 궤도에 올릴 때까지 상당 기간 국제 채권단의 엄격한 감독을 받아야 합니다.

메르켈 총리와 치프라스 총리는 회담에서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들어오는 난민문제와 마케도니아의 국호 변경 등 역내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습니다.

그리스는 이탈리아, 스페인과 함께 유럽행 이민자들의 주요 유입 통로가 되고 있으며, 이민 정책과 관련해 메르켈 총리와 보조를 맞추고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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