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이상 신호 알았지만…28분간 엉뚱한 곳서 시간 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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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릉선 KTX 사고 당시 교신 내용을 어제(12일) 보도해드렸는데요, 이상 신호를 감지하고도 30분 가까이 엉뚱한 데 시간을 허비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안전보다 효율성을 강조해 선로전환기 운영 방식을 바꾼 것도 이번 사고의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손형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사고 28분 전인 오전 7시 7분. 강릉 기지 관제원이 강릉역과 차량 기지를 잇는 선로전환기에 이상이 발생했다고 알립니다.

그러니 서울 쪽 관제사는 차량 기지에서 빠져나와야 할 열차 운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걱정합니다.

하지만 실제 문제는 강릉역에서 서울로 향하는 철길에서 발생한 상황. 엉뚱한 곳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고한 겁니다.

7시 17분, 관제사는 KTX 열차가 강릉역을 출발해 서울 방향으로 갈 수 있는지 묻고, 강릉역 관제원은 문제 없다고 답합니다.

7시 26분, 열차가 출발해도 좋다는 지시가 떨어지고 열차는 7시 30분 출발합니다.

바로 앞 서울 방향 철길은 어긋나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때까지도 모두가 차량기지 쪽 선로에만 관심을 쏟습니다.

7시 35분 44초, 차량이 탈선했다는 KTX 기장의 다급한 보고가 들어옵니다.

이상이 감지된 뒤 28분 동안 모두가 다른 곳에서 허둥대고 있었던 겁니다.

[전영석/前 한국교통대 철도운전시스템공학과 교수 : 헛정보가 나간 거고, 헛정보에 엉뚱한 데 모든 노력과 주의, 비상대응(을 허비해버린 거죠.)]

특히 30m 이내에 설치돼 있던 2개의 선로전환기가 연동돼 운영됐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코레일은 당초 밀접한 선로전환기는 서로 연동돼, 한쪽에서 이상신호가 감지되면 두 철길 운행이 모두 중단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따로따로 운영되도록 바꿨는데, 이유는 정시 운행을 위해서였습니다.

안전보다는 효율성을 앞세운 어설픈 정책 변경이 이번 대형 탈선 사고로 이어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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