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협상 초안 타결…비준까진 여전히 고비 많아


내년 3월 29일로 예정된 영국의 EU 탈퇴를 앞두고 EU와 영국이 브렉시트 협상 초안에 합의했습니다.

지난 2016년 6월 영국이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결정한 지 약 29개월, 양측이 협상을 시작한 지 약 17개월 만입니다.

양측은 EU의 헌법 격인 리스본 조약 50조에서 규정한 영국의 EU 자동 탈퇴 시한을 4개월여를 남겨 놓고 사실상 1차 협상 국면을 일단락짓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EU 역사상 첫 회원국 탈퇴 사례인 브렉시트 사태는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주고받기하는 협상 국면에서 벗어나 합의 내용을 놓고 정치적 결단을 내려 비준절차를 마무리 짓는 2단계 국면에 접어들게 됐습니다.

하지만 내년 3월 영국이 질서 있게 EU를 탈퇴하기까지는 여전히 산 넘어 산입니다.

오랜 협상과 진통 끝에 협상이 마무리됐지만, EU와 영국 양측 내부에선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합의안은 어느 누구도 완전히 만족하게 하지 못한 '어정쩡한 합의안'이라는 데 그 한계가 있습니다.

떠난 후에도 더 많은 것을 누리려는 영국과, 다른 회원국의 추가 이탈을 막기 위해 징벌적 조치가 불가피했던 EU는 협상 초기부터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번 합의안이 비준이라는 최종 관문을 통과하는 것을 여전히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어렵사리 일궈낸 합의에도 불구하고 내년 3월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며 극심한 혼란을 초래하는 '노 딜(No Deal) 시나리오'도 여전히 가능합니다.

EU는 아직 이번 합의에 대해 "최종 타결된 것이 아니다"라며 신중한 입장이지만 EU의 물밑에선 그동안 협상 내용을 놓고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U는 오늘 회원국 대사 회의를 소집한 것을 시작으로 회원국들에 협상 결과를 설명하고 지지를 구하는 절차에 들어갑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의장은 브렉시트 협상을 지휘해온 미셸 바르니에 수석대표로부터 협상 결과에 대해 보고받고 결정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판단되면 임시 EU 정상회의를 소집해 협상을 마무리 지을 방침이나 합의안을 놓고 격론이 예상됩니다.

반면에 일각에서는 '노 딜 브렉시트'로 인해 극심한 혼란이 초래되는 것보다는 어떤 형태로든 합의가 나을 것이라는 점에서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결국 비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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