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인, 그리고 낭만적인…김장훈 소극장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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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 행복해서 죽을 것 같아요"

가수 김장훈이 1년 여 만에 돌아왔다. '공연의 신'이라는 별명답게 김장훈은 자신이 제일 잘하는 방식인 공연으로 팬들 곁으로 왔다. 김장훈이 선택한 건 큰 무대가 아닌 작은 소극장이었다.

김장훈의 100회 연속 콘서트 '고운말 콘서트'가 서울 대학로 청운예술극장에서 진행 중이다. 4층 공연장에 다다르려면, 바삐 계단을 올라야 한다. 2층을 넘어서니 레드카펫이 깔리고, 예쁜 꽃장식이 돼 있다. "올라오기 힘들지?"라는 김장훈의 말이 여기저기 붙어있다. 곰살 맞은 김장훈 특유의 재치에 가픈 숨도 기분 좋게 느껴진다.

김장훈의 '고운말 콘서트'는 그가 초심으로 돌아가서 공연에 매진하겠다는 취지를 담았다. 일주일 중 금, 토, 일요일 3일 공연이 진행되는 8개월 간의 대장정이다. 적극적인 홍보활동도 없었고, 콘서트 장은 밴드와 김장훈이 들어서면 가득 차는 작은 무대가 전부다.

하지만 콘서트 플레이리스트는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다.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래만 불렀지', '사노라면', '소나기' 등 김장훈의 히트곡들 뿐 아니라, 그가 휴식기 때 하루종일 기타를 치며 흥얼거렸다는 밥딜런의 '녹킹온헤븐스도어'(Knocking On Heaven's door)를 이용한 재기발랄한 액자식 구성의 편곡까지 귀를 즐겁게 하는 음악들이 콘서트 내내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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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훈의 소극장 콘서트는 '낭만'이라는 테마에 충실하다. 김장훈이 말하는 낭만은 '사람냄새'다. 김장훈은 오랜 팬들이 데려온 자녀들을 공연 내내 살뜰히 챙기며 용돈을 쥐어주기도 한다. 또 그는 스스럼없이 팬들과 소통하며 노래로 얘기를 건넨다. 김장훈이 가수인지 이웃집 큰 오빠인지 헷갈릴 정도로 관객들에게 가깝게 다가온다.

김장훈이 세월호 단식투쟁 등 첨예한 사회문제에 앞장서왔으나, 그만큼 대중과 김장훈의 거리는 멀어졌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간 김장훈이 저지른 크고 작은 실수는, 그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시간이었던 듯하다. 김장훈은 관객들을 향해 "이제는 나를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절대로 가수로서 실망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2시간 여 노래가 흐르고, 김장훈과 팬들의 뜨거운 포옹도 끝이 날 때쯤, 김장훈이 객석을 향해 소리 친다. "소극장 콘서트 하길 참 잘했다."

노래로, 초심으로 돌아온 김장훈에게 관객들도 뜨겁게 반응했다. "돌아와줘서 고마워요!"

(SBS 연예뉴스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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