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건희 비자금' 의심계좌 알고도…7년 지나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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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판다, 오늘(14일)은 이건희 회장에 비자금 얘기입니다. 에버랜드 세무조사에서 국세청이 비자금으로 의심되는 계좌들을 발견하고도 고발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건희 회장 집에 관리비와 관련된 계좌였습니다.

보도에 김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이건희 회장 집입니다.

가정집이라기보다는 웬만한 중견기업 사옥과 비슷합니다.

이 회장은 삼성에 이 집 관리를 맡기고 관리비를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2011년 에버랜드 정기 세무조사에서 이 회장 집 관리비가 문제가 됐다고 전직 삼성 관계자가 전했습니다.

관리비의 일부가 이 회장 계좌가 아닌 엉뚱한 계좌에서 나온 정황을 국세청이 발견했다는 겁니다.

이 회장의 차명계좌로 보이는 일부 임직원 계좌에서 매달 3억 원에서 5억 원이 출금됐는데 회사 관리비 계좌로는 3천에서 4천만 원 정도만 입금된 걸 포착한 겁니다.

삼성이 밝힌 당시 관리비는 매달 2억 원 수준, 차명계좌의 정체는 물론 그곳에서 나온 돈이 어디로 갔는지 의문이었습니다.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비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크죠, 그런 돈들은. 그건 세무조사하고 검찰이 계좌 추적하면 알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이 되고요.]

국세청은 추가 조사를 거쳐 해당 계좌들이 2008년 특검 때 신고된 차명계좌가 아닌 새로운 차명계좌였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새로 발견된 차명계좌는 230개, 금액으로는 4천억 원이었습니다.

[홍순탁/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 : (차명 계좌가 새로 발견된 게) 2011년이잖아요. 2008년에 조준웅 특검(삼성 특검)을 하면서 삼성의 모든 걸 다 공개했고, 그때 일단락을 지었다고들 다 알고 있었는데, 그거 이외에 계좌가 나왔으면 이거는 그 자체가 큰 사안이잖아요.]

하지만 국세청은 삼성의 자진 납세 형식으로 1천억 원대 세금을 받고 종결했습니다.

당시 규정에 따르면 국세청은 형사고발 조치를 했어야합니다.

그리고 7년이 지난 올 초 경찰은 이 회장의 차명계좌를 추가로 발견했다며 이 회장과 명의를 빌려준 삼성 관계자들을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경찰이 발견했다는 차명계좌는 7년 전 국세청이 찾아냈던 바로 그 계좌였습니다.

국세청은 경찰의 이 수사가 진행되고 나서야 2011년 당시 하지 않았던 고발 조치를 뒤늦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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