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유류저장소 실태 조사해 보니…'고양'과 판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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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화재가 난 고양 유류저장소 같은 곳은 민간 시설까지 포함하면 전국에 1백 군데가 넘습니다. 그런데 SBS가 살펴보니 다른 유류저장소들의 안전, 보안 관련 상황도 걱정되는 면이 많습니다. 아파트 단지에서 불과 2백 미터 거리에 기름 탱크가 있기도 합니다.

원종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충청권 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하는 대한송유관공사의 천안 저장소입니다.

3천200만 리터의 기름이 저장된 탱크 9개가 고양저장소처럼 밀집해 있습니다.

탱크 주변에는 풀뿐 아니라 나무까지 자라고 있습니다.

역시나 유류 탱크 외부에 화재 예방 장치는 없습니다.

이번에 폭발 사고가 난 고양 유류 저장소와 규모는 다르지만, 이곳에도 탱크 외부에 화재를 감지하는 설비나 스프링클러는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인 판교 유류저장소는 국가 중요 시설이라지만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탱크 주변을 시멘트로 발랐다는 정도만 다를 뿐 확인 결과 CCTV는 고양 저유소보다는 많지만, 통제실 화면은 똑같이 작은 격자 형태로 짜여 있습니다.

[대한송유관공사 관계자 : 구조나 이런 것들이 다 동일하기 때문에 부수적인 설비라든지 아니면 기타 소방 관련된 설비라든지 이런 것들이 다 동일하게 돼 있습니다.]

민간 정유업체가 운영하는 유류 저장소는 전국에 107곳, 탱크 수가 2천 개 가까이 됩니다.

평소 시설과 보안 점검은 자체적으로 하게 돼 있고, 관할 소방서가 불시에 안전점검을 하는데 최소 몇 번 이상하도록 규정된 것은 없습니다.

민간 저유소의 경우 아파트에서 불과 2백여 미터 떨어진 곳에 들어선 곳도 있는데, 이번 화재 사고 이후 주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습니다.

[민간 저유소 옆 아파트 주민 : 엄청 위험하죠. 이게 탱크가 많잖아요 저쪽까지. 이게 폭발하면 여기만 날아가겠느냐고요. 안전한 시설이 되는지 그런 걸 좀 해줬으면…]

송유관 공사는 재발 방지 종합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는데,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유증기 회수 장치를 전혀 설치하지 않았던 기존의 인식부터 재점검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김태훈, 영상편집 : 유미라,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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