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 되는데…병원 탈출한 결핵 환자, 지하철 타고 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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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4일) 아침 한 남성이 환자복을 입고 지하철을 탔다가 시민의 신고로 병원으로 돌아갔습니다. 알고 보니 전염성이 있는 활동성 결핵을 앓고 있었는데, 병원을 빠져나온 뒤 무려 12시간 동안 별 다른 조치가 없었습니다.

원종진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 아침 8시 18분쯤 지하철 3호선 경찰병원역을 지나던 열차 승객이 "환자복을 입은 사람이 지하철을 타고 있다"고 신고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역무원은 네 정거장 지난 대청역에서 이 남성을 내리게 했습니다.

객차에서 내린 57살 A 씨는 "결핵을 앓고 있다"고 말했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이 환자복에 적힌 병원에 확인했더니 전염될 수 있는 활동성 결핵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9시쯤 이런 사실을 통보받은 서울교통공사는 안국역에서 결핵 환자가 탔던 열차의 승객들을 모두 내리게 하고 열차를 소독했습니다.

A 씨는 지난달 중순 서울 은평구의 결핵 전문 공공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다가 그젯밤 9시쯤 임의로 병원을 빠져나갔습니다.

병원은 전염을 막기 위해 A씨를 음압병실에 수용했지만 야간 당직 경비 인력이 1명뿐이라 병원을 빠져나가는 걸 막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병원 관계자 : 이런 사람들이 나가지 않도록 폐쇄병동 만드는 거를 해달라고 3년째 국비 예산지원 달라고 (했어요.) 작년 12월 막판에 예산 못 받았다는 걸 알게 되고 제가 좌절했거든요.]

병원은 그제 밤 A씨가 사라진 것을 알고 나서도 경찰이나 보건소에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잠시 같은 공간에 있었다고 결핵에 전염될 확률은 높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지만 격리돼야 할 결핵 환자가 병원을 이탈해 활보해도 대책이 없는 현행 제도는 점검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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